그의 등번호(1번)처럼, 마운드 위에 오르는 순간 그는 ‘한국 최고의 투수’를 그려본다. 억대연봉(1억3000만원)을 받아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손승락(넥센)은 “가족들이야 좀 서운할 수도 있지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어깨통증으로 2군에서 몸을 만드는 동안, 야구에 대한 마음속 불씨는 더 지펴졌다.
지난 시즌 구원왕(26세이브)에 오르며, ‘승리의 자물쇠(勝Lock)’라는 호칭을 얻은 손승락은 올시즌 개시가 약 한 달간 늦었다. 4월29일 잠실 LG전에서 3-8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것이 시즌 첫 등판이었다. 하지만 이후 페이스를 올려가며, 시즌 5번째 등판인 10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3-3동점이던 8회말에 투입됐다.
10일 경기에서 비록 패전투수로 기록됐지만, 11일 그의 표정은 밝았다. “아프지 않다는 것.” 그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야구장에 나오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손승락은 “지난 시즌 성적이 내 최고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