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프로그램 변천사] ‘록산느’부터 ‘지젤’까지…변신의 여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4월 30일 07시 00분


온 몸으로 흐느끼듯 표현하는 ‘지젤’, 그리고 대한민국을 향한 감사를 담은 ‘오마주 투 코리아’. 2011세계피겨선수권에서 공개된 김연아(21·고려대)의 새 프로그램에 또다시 온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사실 첫 등장부터 달랐다.

2006∼2007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앳된 김연아는 정열적인 쇼트프로그램 ‘록산느의 탱고’와 우아한 프리프로그램 ‘종달새의 비상’으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가지 색을 야무지게 표현해 냈다. 결국 시즌 마지막 대회인 2007세계선수권에서 허리 부상을 딛고 쇼트 역대 최고점(71.95점)을 갈아 치우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7∼2008 시즌에는 발랄하고 깜찍한 ‘박쥐 서곡’과 애절하고 웅장한 ‘미스 사이공’으로 계속 승승장구했다. 동양적인 매력을 물씬 풍겼던 시즌. 특히 러시아에서 열린 5차 대회에서는 프리 역대 최고점(133.70점)을 다시 썼다.

2008∼2009 시즌은 사실상 여왕의 대관식. 기술과 표현력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게다가 고혹적이고 강렬한 쇼트‘죽음의 무도’와 신비스럽고 우아한 프리 ‘세헤라자데’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프로그램이었다. 2009년 3월, 데뷔후 세 번째 세계선수권. 김연아의 눈부신 연기가 얼음 위를 수놓았고, 총점 207.71점을 받아내며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했다.

2009∼2010시즌도 마찬가지. 섹시한 본드걸로 변신한 쇼트 ‘제임스 본드 메들리’에 해외 언론까지 매료됐고, 프리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는 섬세하고도 창의적인 안무로 김연아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마침내 찾아온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 78.50, 프리 150.06, 합계 228.56. 눈으로 확인하고도 믿기 어려운 숫자가 전광판에 찍혔고, 김연아는 그렇게 꿈을 이뤘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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