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오면 대구·경북민심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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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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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은 왜 승엽을 찍었나

오릭스 이승엽. 스포츠동아DB.
오릭스 이승엽. 스포츠동아DB.
‘빅보이’ 이대호(29·롯데)보다는 ‘국민타자’이승엽(35·오릭스·사진)을 택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7일 올시즌 후 이승엽 영입 의사를 재확인했다. 물론 ‘이승엽이 국내 복귀 의지를 보인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사령탑 취임 초 “이승엽이 국내로 돌아온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데 이은 또 한번의 러브콜이다. 류 감독은 이날 대구 롯데전이 취소된 가운데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올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영입 구상’을 질문 받고는 “투수를 데려오고 싶다. 권오준과 정현욱 등 투수들이 이제 나이가 있어 젊은 투수가 시장에 나온다면 구단에 보강을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소 때이른 문답이었지만 계속해서 ‘롯데 이대호도 올해 말 FA가 되면 영입을 고려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해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을 달성하며 괴력을 발휘한 이대호라면 국내외 어느 팀이나 군침이 돌 만한 선수다.

그러나 류 감독은 “우리 팀에는 1루수가 많다”며 이대호 영입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어 “이승엽도 돌아올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현재도 주전 1루수로 채태인이 건재한 가운데 조영훈이 백업으로 뒤를 받치고 있고, 상황에 따라선 3루 요원 박석민과 조동찬도 1루에 배치할 수 있는 상태에서 2004년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삼성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한 1루수 이승엽의 조기 복귀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순 없다는 의미였다.

류 감독은 “사실 지난해 말 이승엽이 한국에 돌아왔을 때 잠깐 만나서는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 연수를 받은 뒤 돌아오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감독이 되고 보니 솔직히 이승엽이 삼성으로 돌아와주면 좋겠다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류 감독은 이처럼 생각이 180도 바뀐 이유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그는 “우리 팀에서는 몇 년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안 나오고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의) 인기가 없다는 얘기다”라며 “승엽이는 상품 값어치가 있는 선수 아니냐. 우리 팀으로 복귀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삼성에선 이승엽의 복귀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전임 김응룡 사장도, 김재하 단장도, 선동열 감독도 모두 난색을 표했다. 이승엽이 2003년 시즌을 마치고 일본 지바롯데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한사코 만류하던 구단은 물론 모그룹에도 적잖은 상처를 안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팬들의 ‘민심’을 염두에 두고 류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긴 만큼 이승엽의 삼성 복귀 여부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는 형국이 조성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류 감독이 이승엽의 복귀를 다시 한번 희망했다. 특히 이대호라는 현존 최고의 슬러거를 제쳐두고 대구야구 상징을 택한 것이다. 오릭스와 2년간 계약한 이승엽이 올 시즌 어떤 활약상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재우 기자 (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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