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19점 펑펑…KT 먼저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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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7시 00분


고비마다 3점포 알토란 활약
로드 24득점·15R ‘더블더블’
동부 5점차 꺾고 4강PO 첫승

KT 조성민은 그간 실력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타 팀 사령탑인 모비스 유재학 감독조차 “꼭 한번쯤 함께 하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조성민”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외곽슛 능력은 물론 공격센스와 수비능력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조성민은 올 시즌 비로소 수비5걸과 베스트5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만능선수임을 알렸다. KT 전창진 감독은 플레이오프(PO) 전부터 “챔피언 결정전 MVP는 조성민의 몫이 될 것”이라며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 동부의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PO 1차전. 경기 직전 전 감독은 다시 한번 “조성민이 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부 강동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우리는 평균득점 22점의 문태영(LG)도 막았다. 과연 조성민이 문태영보다 나은 선수라고 할 수 있을까. 한 자릿수 득점으로 막거나, 많은 점수를 허용하더라도 12∼13점으로 묶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지난달 29일 창원에서 벌어진 LG와의 6강 PO 3차전에서 문태영을 11점으로 틀어막았을 정도로 수비에는 자신이 있었다. 강 감독은 “조성민에게 20점 이상 주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곁들였다.

동부는 신장과 스피드를 겸비한 윤호영 등에게 조성민을 맡겼다. 1대1 돌파를 당했을 경우에는 또 다른 선수가 겹겹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조성민은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녔다. KT의 외곽포가 침묵하며 20-21로 뒤지던 2쿼터 6분께, 팀의 첫 번째 3점포를 넣은 데 이어 43-38로 쫓기던 3쿼터 3분을 남기고 또 한번 3점슛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수비에서도 자신(189cm)보다 8cm나 큰 윤호영(197cm)을 4점으로 막는 등 큰 몫을 했다.

결국 KT는 조성민(19점·5리바운드)의 전천후 활약에 힘입어 73-68로 승리했다. 동부는 3쿼터 막판 토마스의 연속 9득점으로 50-49로 역전한 채 4쿼터를 맞았지만 경기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조성민은 프로 입단 첫해였던 2006년 미국 전지훈련 도중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그의 부모는 사경을 헤매면서도 “사고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해 아들은 귀국 이후에야 비보를 접했다. “부모님 영전에 꼭 챔피언 반지를 받치겠다”는 조성민의 다짐은 이제 한발을 더 디뎠다. 양 팀의 4강 PO 2차전은 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부산|전영희 기자 (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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