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식 코치의 ‘그때 그시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4월 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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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 갈때도 유니폼 입고
우린 ‘걸어다니는 광고판’

“그 때 프로가 뭔지도 몰랐어요. 지금 선수들과는 의식자체가 달랐죠.”

프로야구 원년 OB베어스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바로 ‘학다리’ 신경식 현 두산 타격코치(사진)다. 신 코치는“당시엔 트레이드가 뭔지도 몰랐다. 구단에서 가라고 하면 가고, 훈련을 하라면 무식하게 뜀박질만 하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여기서 공개한 에피소드 하나. OB선수단이 창단 첫해 마산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였다. 프로야구시대가 열린 만큼 구단은 이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바로 ‘걸어다니는 마케팅’이었다. 신 코치는 “전지훈련 때 구단에서 점심비조로 3000∼5000원을 받았다”며 “그럼 선수들이 돈을 들고 점심시간 때 유니폼을 입은 채 일부러 걸어서 식당까지 이동해서 밥을 먹고 또 걸어서 돌아오는 방법으로 홍보를 하고 다녔다”고 했다.

훈련도 주먹구구식이었다. 무조건 많이 치는 게 전부인 줄 알고 하루에 공 3∼4박스는 쳤고, 무식하게 뛰었다. 딱딱한 땅에서 뛰느라 허리나 무릎 부상이 늘 따라다녔다. 30대 초반만 되면 퇴물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막무가내식의 훈련법으로 선수생명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신 코치는 “밥 한 끼도 신경 써서 먹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며 “하지만 그때 선수들의 정신력이 지금 선수들보다 훨씬 강했던 것 같다. 현재의 체계적인 훈련법과 더불어 예전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을 갖춘다면 프로야구가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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