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국 기자의 일본야구 생생중계] 김병현 ML특급 그 명성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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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7시 00분


히로시마전 1이닝 무실점
8년만의 공식경기 세이브
3년 공백 무색 ‘부활 시위’

라쿠텐 김병현. 스포츠동아DB
라쿠텐 김병현. 스포츠동아DB
김병현(32·라쿠텐 골든이글스)이 8년 만에 공식 무대에서 세이브를 올리며 일본에서 재기의 청신호를 켜고 있다. 사실상 3년간의 공백을 딛고 돌아온 투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놀랄 만한 빠른 페이스다.

김병현은 8일 마쓰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원정 시범경기에 6-3으로 앞선 9회말 라쿠텐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앞선 시범경기에서 2차례 등판해 1이닝씩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이로써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방어율 0의 행진을 이어가는 동시에 일본야구 시범경기에서 세이브까지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세이브를 맛본 것은 2003년 이후 8년 만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86세이브(54승60패)를 기록한 그는 보스턴 시절이던 2003년 13세이브(9월 23일 볼티모어전)를 마지막으로 선발로 전환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미국진출 첫해인 1999년 1세이브를 거둔 게 전부다. 2008년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서 방출당한 뒤 일반인으로 살아오던 그는 재기를 위해 지난해 미국 독립리그인 골든 베이스볼리그 오렌지카운티에서 뛰며 10경기에 등판해 3승1패, 방어율 2.56을 기록했다. 그러나 역시 세이브는 없었다.

김병현의 이날 히로시마전 투구내용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처럼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마무리투수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시이 다쿠로를 볼넷으로 내보낸 그는 나카히사시 나오키를 투수 땅볼, 아카마쓰 마사토까지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아마야 소우이치로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2명의 주자를 남겨두는 위기상황을 초래했다. 그러나 여기서 마에다 도모노리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김병현은 시범경기에서 지난달 26일 주니치전과 27일 니혼햄전에 등판해 이틀 연속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모두 8회 등판이었다. 이날 9회에 등판했다는 것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마무리투수 후보로 저울질 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이승엽(35)은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뒤 교세라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첫 홈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지만 삼진 2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 시범경기 타율은 0.176(17타수 3안타)으로 떨어졌다. 야쿠르트 임창용(35)은 출전하지 않았고, 지바롯데 김태균은 경기가 없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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