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과 함께 뛰는 핸드볼 ‘형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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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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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론코로사 백원철 플레잉 감독

“태극마크보다는 소속팀 웰컴론코로사의 플레잉 감독직에 전념할 생각입니다.”

24일 발표된 핸드볼 대표 명단에는 반가운 이름이 여럿 있었다. 1월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에 빠졌던 윤경신(38·두산), 강일구(35·인천도시개발공사), 백원철(34·웰컴론코로사·사진). 하지만 부동의 왼쪽 공격수 백원철은 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웰컴론코로사의 플레잉 감독이란 중책을 맡은 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감독 겸 선수는 여자 핸드볼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40)에 이어 두 번째다.

백 감독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없다”며 “팀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셨는데 보답하고 싶다. 지난해까지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치러졌던 4월 리그 전까지 팀을 궤도에 올리려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웰컴론코로사는 2002년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클럽팀으로 시작해 국내외 16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2008년 이후 하락세를 겪으며 27일 결승전이 열리는 코리아컵에선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자체 연습경기조차 진행하기 빠듯한 13명의 선수가 전용 체육관도 없이 여러 곳을 전전할 정도로 팀 사정이 어렵다. 백 감독은 “훈련장을 청주에서 대전으로 옮겨야 하는 등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예전 명성을 반드시 되찾겠다”고 말했다.

‘핸드볼의 마라도나’로 불렸던 백 감독은 장기인 저돌적인 돌파와 빠른 공수전환을 팀 체질 개선의 핵심 과제로 정했다. 또 강인하고 따뜻한 형님 리더십으로 침체된 남자 핸드볼에 바람을 일으킨다는 복안이다. 그는 “플레잉 감독으로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어색해할까 봐 걱정이다. 형처럼 친근하지만 강인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풀타임 출전은 어렵겠지만 30분 정도 뛰면서 선수들을 끌어주는 코트 위의 조언자가 되고 싶다. 2년 정도는 거뜬하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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