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적생 3총사 ‘유쾌한 수다’] 국대급 수비망 ‘우승 히든카드’…“울산 뒷문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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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5일 07시 00분


■ 송종국·곽태휘·이호

유쾌한 수다 울산 이적생 3총사 곽태휘-이호-송종국(왼쪽부터)이 전지훈련지 제주 서귀포에서 14일 가진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유쾌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유쾌한 수다 울산 이적생 3총사 곽태휘-이호-송종국(왼쪽부터)이 전지훈련지 제주 서귀포에서 14일 가진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유쾌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울산 현대는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송종국(32)과 곽태휘(30), 이호(27)를 데려왔다. 작년 시즌 약점으로 지적됐던 중앙 수비(곽태휘)와 중원(이호)을 확실하게 보강했다. 멀티 능력을 갖춰 오른쪽 풀백과 중앙 미드필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송종국의 가세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울산의 올 시즌 목표가 우승임을 확실히 알 수 있게 해 주는 공격적인 영입이었다. 3명 모두 전·현직 국가대표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작년까지 해외무대에서 뛰다가 다시 K리그로 복귀한 공통점도 있다. 서귀포 전훈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을 한꺼번에 만났다.

맏형 송종국
스승 김호곤 감독과 특별한 인연
좋은 선수 많아 올시즌 기대된다

중고참 곽태휘
지난해 월드컵 좌절 눈물 임었다
기회만 되면 해외무대 다시 도전

막내 이호
날 불러준 친정팀 우승으로 보답
주장요? 형들이 하면 보필해야죠

- 울산이 3명을 영입한 이유가 우승이라는 걸 알고 있나.

송종국(이하 송) : (수원 삼성에서 2008년 주장으로 우승) 우승은 힘든 것 같다. 수원에서 그렇게 좋은 멤버들이 많았는데 매번 고비에서 무너져 한 번 밖에 못 했다. 이곳에도 좋은 선수들이 모이고 있고 훈련해보니 후배들 기량도 뛰어나다. 잘 가다듬는다면 우승 충분히 가능하다.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

이호(이하 이) : (울산 시절이던 2005년 우승) 우승은 멤버도 좋아야 하고 운도 많이 따라야하고 타이밍도 잘 맞아야 한다. 2005년이 딱 그랬다. 그런데 어린 나이에 우승을 해서인지 그 기쁨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느낌을 맛보고 싶다.

곽태휘(이하 곽) : 컵 대회나 FA컵은 우승을 해 봤는데 K리그만 없다. 운동하다보면 K리그 우승 한 번도 못해보고 은퇴하는 선수들 많지 않나. 더 늦기 전에 꼭 해보고 싶다.

- 울산을 택한 이유부터 듣고 싶다.

송 : 갈 데가 없었다. (웃음) 갑작스레 한국에 오게 됐는데 김호곤 감독님과 나는 인연이 깊다. 연세대학교 시절 은사이시고 지금의 날 만들어 주신 분이다. 김호곤 감독님이 필요로 하셨고 같이 해보고 싶었다.

곽 : 비슷한 이유다. 감독님 아래서 특별히 배워본 적은 없지만 날 원하셨고 나 역시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이 : 울산에서 나를 가장 원했다. 또 친정팀이기도 하고.

- 국가대표 시절 이야기를 해보자. 3명 모두 한 때 언론으로부터 황태자란 별명을 들은 적이 있다. (송종국은 2002한일월드컵 당시 유일하게 7경기를 모두 뛸 정도로 히딩크의 신임을 받았다. 이호는 2006독일월드컵 후 아드보카트 감독이 러시아 제니트로 데려갈 정도로 아꼈다. 곽태휘는 허정무호 출범 직후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송 : 기분 좋았다. 그런데 그 때는 그걸 잘 몰랐다. 정신없이 뛴 기억 밖에 없다.

이 : 난 그 때 너무 어렸다. 숙소생활과 훈련한 것 외에는 기억도 별로 없다.

곽 : 처음 대표팀 되고 골도 넣어 황태자라는 과분한 별명을 얻었다. 그런데 내 성격이 그런데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당시 크게 화제가 됐던 왼쪽 눈 실명 보도에 대해) 운동하다보면 누구나 핸디캡도 있고 부상도 당한다. 눈 안 좋은 선수들 많다. 유독 나만 특별한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부담 됐었다.

-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송종국은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호는 2006독일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뛰었다. 곽태휘는 2010남아공월드컵 승선이 확실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하차했다)

송 : 2002년 한일월드컵은 내 축구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가 발전되는 계기가 됐었고 어린 선수들 성장의 밑바탕도 됐다. 2002년 월드컵 후에 정말 너무 많은 게 바뀌었다.

이 :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내 축구인생의 모든 게 그 안에 담겨 있다.

곽 : 다 잊었다. 정말 준비도 많이 했고 꼭 가고 싶었는데…. 이미 지나가지 않았나. 내 축구가 여기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하면 2014년에 더 좋은 기회 생길 수도 있을 거다.

- 요즘 주장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많다. 주장을 해 봤나.

송 : 수원 삼성에서 주장이 되기 전 대학교 때 한 번 해 봤다.

곽 : 고등학교, 대학교 때 했었고, 전남에서도 완장을 찼다.

이 : 학창시절 말고는 없다.

- 어떤 주장이었나.

송 : 난 그렇게 말 많이 안 했다. 그 전에 (김)남일 형은 터프한 스타일이었지만 난 부드러웠다. 후배들과 대화를 많이 했고 부탁도 많이 했다.(웃음) 후배들이 잘 따라줘서 큰 힘이 됐었다.

곽 : 편하게 해 주는 스타일이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중간 역할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 했다.

- 감독님이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하면 수락하겠나.

송 : 난 아니다. 태휘나 호가 해야지.

곽 : 생각해본 적 없다.

이 : 글쎄. 나도 아직 팀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는데…. 여기 형들도 계시지만 선배들 말 잘 듣고 내 할 일 하고 후배들에게는 선배 입장에서 조언해주는 그런 역할에 일단 충실하고 싶다.

- 3명 모두 해외에서 막 복귀했는데. 재도전 의사는 있나.

송 : 날 원하는 팀이 있다면.(웃음)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다.

곽 : 울산에서 좋은 모습 보이면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 : 마음은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병역문제도 해결 안 됐고….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서귀포|글·사진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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