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구치 “찬호, ML 때보다 공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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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7시 00분


ML출신 스타…불펜피칭에 극찬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날카로워
“오릭스서 충분히 선발투수 가능”

이것이 ML 피칭! 한결같은 전력투구. 오릭스 박찬호가 7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이것이 ML 피칭! 한결같은 전력투구. 오릭스 박찬호가 7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불펜 투구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봤던 것보다 공이 훨씬 좋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오릭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다구치 소(42)가 7일 박찬호(38)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뒤 내린 평가다. 이날 오릭스 타자들은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서서 투수들이 실전을 가상해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무를 맡았는데, 공교롭게도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다구치가 박찬호의 파트너가 돼줬다.

박찬호는 이날 오릭스 캠프에 온 뒤 4번째 불펜피칭을 했다. 포수를 앉혀놓고 70개의 공을 던졌다. 선발투수로 뛰기 위해 점차 투구수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 아직 전력피칭을 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다구치는 타석에 서서 유심히 지켜본 뒤 한국기자들에게 “공이 아주 좋았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우선 직구의 공끝, 즉 무브먼트가 좋다는 설명이었다. 공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좌우로 심하게 움직였다고 했다. 박찬호의 직구는 밋밋하게 일직선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뱀처럼 꿈틀거리며 홈플레이트를 통과한다는 평가였다.

다구치는 이어 “슬라이더와 싱커(투심패스트볼을 이르는 듯함) 등 변화구도 예리했다”고 말했다. 투수의 손에서 공이 나오면서부터 일찌감치 곡선을 그리면 타자도 변화구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대처하게 된다. 그러나 박찬호의 변화구는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날카롭게 꺾였다는 설명.

그러면서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박찬호를 상대해봤지만 그때보다 공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며 오릭스에서 충분히 선발투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구치는 2002∼2009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박찬호를 상대로는 4타석에 만나 2타수 무안타, 1볼넷, 1희생번트를 기록했다.

한편 박찬호는 모처럼 많은 투구수를 소화해서인지 이날 투구 후반에는 힘든 표정을 짓기도 했다. 70개의 투구가 끝나자 자신의 공을 받아준 마에다 포수를 불러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 자신의 공을 평가받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던지는 공의 특징과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공을 던지는지 등에 대해 알려줬다. 전날 한국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설명한 대로 캠프 기간 동안 포수와의 커뮤니케이션(소통)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모습이었다.미야코지마(일본 오키나와현) | 이재국 기자 keystone @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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