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노-선동열-김병현 돌고도는 ‘3각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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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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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남아’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왼쪽 사진 왼쪽)과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삼성 감독, 그리고 ‘특급 마무리’
김병현(오른쪽 사진). 이들 3인방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왼쪽 사진은 선동열이 주니치에서 ‘수호신’으로 불릴 당시
세이브를 따낸 뒤 호시노 감독의 격려를 받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 오른쪽은 라쿠텐 입단식에서 모자를 쓰며 포즈를 취한 김병현.
동아일보 자료 사진
‘열혈남아’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감독(왼쪽 사진 왼쪽)과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삼성 감독, 그리고 ‘특급 마무리’ 김병현(오른쪽 사진). 이들 3인방의 관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왼쪽 사진은 선동열이 주니치에서 ‘수호신’으로 불릴 당시 세이브를 따낸 뒤 호시노 감독의 격려를 받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 오른쪽은 라쿠텐 입단식에서 모자를 쓰며 포즈를 취한 김병현.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병현(32)의 일본프로야구 라쿠텐행을 이끈 호시노 센이치 감독(63)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호시노 감독은 주니치 사령탑이던 1999년 한국인 3인방(선동열 이상훈 이종범)을 앞세워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선동열 전 삼성 감독(48)과의 관계는 특별하다. 좋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대표적인 지한파인 호시노 감독은 앞으로 김병현과는 어떤 관계를 맺을까.

○ 호시노와 선동열

‘국보 투수’로 불렸던 선 감독은 선수 시절 남에게 싫은 소리를 거의 들은 적이 없다. 그런 선 감독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되게 꾸짖은 사람이 바로 호시노 감독이다.

주니치 입단 첫해인 1996년 선 감독은 일본 야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을 거듭했다. 특히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이자 ‘열혈남아’로 유명한 호시노 감독의 분노가 폭발했다.

선 감독은 “내 야구 인생에 그렇게 혼난 것은 처음이었다. 호시노 감독으로부터 바카야로(바보 녀석), 고노야로(이 녀석) 등 온갖 욕을 다 들었다. 그 따위로 야구할 거면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갔는데 2군은 세탁도 안 해 주더라. 손수 속옷을 빨며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고 회상했다. 호시노 감독은 이듬해 다시 선 감독에게 기회를 줬고, 선 감독은 주니치의 수호신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선동열과 김병현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 김병현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메이저리거 김병현을 혼낸 사람이 선 감독이다.

지각대장으로 유명했던 김병현은 2001년 한 연말 시상식장에 20분 정도 지각을 했는데 이를 본 선 감독이 김병현을 따로 불러 놓고 꾸지람을 했다. 김병현의 광주일고 16년 선배이기도 한 선 감독은 “남의 행사에 늦게 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심하게 야단을 쳤다. 두 사람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의 투수코치와 선수로 다시 한 번 인연을 맺었다.

○ 김병현과 호시노


마무리 투수 부재에 고민하고 있는 호시노 감독은 김병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최근 “김병현이 한신의 수준급 마무리 투수인 후지카와 규지보다 낫다”는 말까지 했다.

김병현 역시 호시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태도다. 지난달 30일 라쿠텐의 홈구장인 미야기 K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병현은 “호시노 감독은 한국에서도 ‘열혈’로 유명한 분이다. 호시노 감독의 뜨거움에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또 “중간 계투이건 패전 처리이건 팀이 맡기는 대로 내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선 감독은 “호시노 감독은 말을 듣지 않거나 훈련을 게을리 하는 선수를 싫어한다. 병현이가 성실히만 한다면 충분히 재기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22, 23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라쿠텐의 연습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호시노 감독과 선 감독, 김병현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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