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여기는 상파울루] 공원같은 모룸비 경기장…입이 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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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일 07시 00분


지난 달 28일 찾아간 모룸비 스타디움은 흉물스러운 외관에 비해 깔끔히 정돈된 내부 시설과 그라운드가 인상적이었다. 상파울루(브라질)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지난 달 28일 찾아간 모룸비 스타디움은 흉물스러운 외관에 비해 깔끔히 정돈된 내부 시설과 그라운드가 인상적이었다. 상파울루(브라질)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전북 현대는 현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브라질에서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올림픽이 열린다. 특히 월드컵은 1950년 이후 64년 만에 열리는 거라 국민들의 기대가 대단하다. 전북이 3주째 머물고 있는 트래픽 사커 아카데미는 상파울루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 파주축구센터와 비슷한 분위기로 축구에 집중하기에는 딱 좋지만 주변이 황량해 ‘창살 없는 감옥’이 따로 없다.

그래서 1월28일(한국시간) 날을 잡아 장거리 원정에 나섰다.

목적지는 브라질 1부 리그 상파울루FC 홈 스타디움. 정식 명칭은 시세루 폼페우 제 톨레두 스타디움이지만 흔히 모룸비 스타디움으로 불린다.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고 명문 중 하나로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비롯해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클럽선수권)를 3차례, 브라질 챔피언십을 5차례 제패했다. 최근에는 브라질 축구 스타 히바우두를 영입해 화제를 낳았다.

같은 상파울루에 연고를 두고 있는 코린티안스에 호나우두가 뛰고 있어 2002년 월드컵 우승을 이끈 주역의 맞대결도 기대가 된다.

브라질월드컵은 전국 12개 도시에서 열리는 데 상파울루도 포함돼 있다. 브라질축구협회는 모룸비 스타디움을 개보수해 경기를 치를 생각이었지만 FIFA 실사 결과 자격미달로 탈락했다.

신규 경기장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월드컵경기장 건설 현장을 직접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월드컵 개최 도시 탐방으로 수정해야 했다. 그 유명한 상파울루의 교통 체증을 실감했다. 평일 낮이었는데도 도로는 꽉 막혀 있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월드컵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찾아간 경기장 외곽은 흉물스러웠다. 1953년 처음 지어져 1970년에 현재의 모습이 갖춰졌다고 한다. 50년 세월의 흔적이 경기장 외곽 벽에 그대로 묻어났다. 브라질 최고 명문다운 산뜻한 구장을 기대해서 더 실망이 컸다.

그러나 막상 안으로 들어가자 입이 딱 벌어졌다. 잘 정돈된 초록색 그라운드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경기장은 전용구장이 아니었는데 관중석과 그라운드 사이를 마치 공원처럼 꾸며놓은 게 인상적이었다. 수용규모는 7만3000명.

이곳 관리인에 따르면 1989년 이벤트 경기 때 16만3000명이 들어온 게 최다관중 기록이다. 공식경기 최다관중은 1977년 지역 라이벌 코린티안스와의 더비 매치로 14만 명이다.

경기장 내부에는 여느 클럽과 마찬가지로 팬 샵이 있었다. 2년 전, 박지성 인터뷰를 위해 영국에 갔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드 트래포드의 방대한 팬 샵에 놀란 기억이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꽤 큰 규모였다.

역시 올드 트래포드와 마찬가지로 경기장 투어가 있었다. 가격은 50헤알(3만3000원)로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시간대가 안 맞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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