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500m, 부상과 불운에 울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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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을 싹쓸이하면서 빙상 강국으로 거듭난 한국이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부상과 불운 때문에 울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1일 대회 500m에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22), 이상화(22. 이상 한국체대)와 이강석(26.의정부시청)이 출전했지만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07년 창춘 대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이강석이 은메달을 땄고 이상화는 동메달에 머물렀다. 모태범은 아예 메달권에 들지 못한 채 5위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 빙속 500m가 이번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은 것은 모태범과 이상화 등 간판선수들이 대회 직전까지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정빙기 사고'로 리듬이 무너졌던 이강석은 부정 출발로 인해 다시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어려움을 겪었다.

모태범은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네덜란드 대회를 앞두고 덜컥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다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10월 전국남녀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 500m와 1500m 부문 대표로 뽑히는 등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 무척 아쉬운 대목이었다.

모태범은 어쩔 수 없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 모두 출전하지 못하면서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몸을 추스른 모태범은 지난해 12월20일 전국 남녀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다. 이규혁(서울시청)에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부상 이후 거의 두 달만의 실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종합 2위를 차지하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부상은 이제 나았지만 실전 감각이 여전히 문제였다. 모태범은 당시 "다친 후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가 세계스프린트 선수권대회"라며 "잘 될지 안 될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자신감을 되찾았다"라고 말했다.

모태범은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갔지만 실전 감각 부족이라는 벽은 결국 넘지 못했다. 모태범은 1일 경기 후 "부상은 핑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상이 없었다면 훨씬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

이상화도 부상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1월 초 회장배 전국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발목을 다친 탓에 재활에 매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스케이팅 선수에게 중요한 부위을 다치면서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상화는 대표팀 결단식에서도 "올림픽 때처럼 금메달에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라며 "최대한 즐기면서 열심히 하겠다"라며 덤덤하게 말할 정도였다.

평소 170㎏짜리 바벨을 들고 훈련을 하면서 강력한 체력을 키우는 이상화에게 대회 막판 훈련에 공백이 생기다 보니 실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강석은 이날 1차 시기에서 부정 출발로 인해 리듬이 흔들렸다. 다시 마음을 잡고 달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35초29에 그쳤다.

2차 시기에서도 부정 출발이 터져 나오면서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두 차례 부정 출발이 역전 우승의 걸림돌이 된 셈이다.

윤의중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500m는 출전 선수의 실력 차가 거의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팀은 이번 대회에서 부상과 불운 탓에 당일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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