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김병현…日에 몰린 한국 야구스타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6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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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32)이 25일 라쿠텐 골든 이글스와 전격 계약하면서 한국 야구가 낳은 해외파 거물들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 모두 모였다.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을 박찬호(38)와 이승엽(35), 지난해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태균(29)까지 투타 간판스타들이 올해 정규 시즌에서 소속팀 우승과 개인의 명예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1년 더 잔류할 이범호(30)까지 5명이 같은 리그에 섞였고 센트럴리그와 인터리그를 치르면 센트럴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임창용(35.야쿠르트)까지 6명이 우정의 승부를 벌인다.

특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찬호와 김병현이 일본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이들의 성공 여부를 놓고 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또 오릭스와 라쿠텐이 퍼시픽리그에서도 약팀으로 평가받기에 이들의 가세로 성적이 얼마만큼 올라갈지도 궁금하다.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수확한 이들의 개인 기록도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으로 보여 각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승엽은 한일통산 500홈런에 32개를 남겼고 김병현은 미국과 일본을 합쳐 통산 100세이브(-14개), 임창용은 한국과 일본 통산 300세이브(-36개)를 앞뒀다. 박찬호는 미국과 일본 통산 2천 이닝 투구(-7이닝), 1800탈삼진(-85개)이 기다린다.

김병현과 이승엽에게 공통 키워드는 '명예회복'이다. 4년 전인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김병현은 2008~2009년에는 마땅한 팀을 찾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독립리그에서 뛰다 모처럼 재기의 발판을 놓았다.

연봉은 40만달러 수준으로 임창용이 일본 진출 첫해인 2008년 받았던 30만달러보다는 많다.

메이저리그에서 9년간 통산 54승 60패를 올렸고 또 86세이브를 수확했던 베테랑 구원투수이기에 임창용의 사례를 볼 때 전성기 시절 구위를 회복한다면 부활 가능성이 큰 편이다.

인기가 높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라쿠텐은 이번 스토브리그에 이와무라 아키노리, 마쓰이 가즈오 에 김병현까지 빅리거 3명을 잇달아 영입, 전력을 강화했다. 게다가 김병현을 데려와 숙제였던 마무리 투수 문제를 해결하면서 강팀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다만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많이 기다려 준 메이저리그와 다른 일본 야구 특성상, 김병현이 이름값을 하려면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역시 요미우리의 주포로 2007년 홈런 30개를 때린 뒤 하향 곡선을 그린 이승엽도 올해 홈런 30개와 100타점 이상을 내걸고 조용히 시즌을 준비했다.

2년간 오릭스와 계약한 이승엽은 '올해 부활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각오로 배수진을 쳤고 2월1일부터 시작할 스프링캠프에서 붙박이 1루를 노린다. 지난 2년간 컨디션 난조보다 출전 기회가 부족해 성적이 나빴던 만큼 주전을 확실하게 꿰차는 게 명예회복의 지름길이다.

빅리그에서 124승을 거둬 아시아 최다승 투수 신기록을 세우고 일본에 진출한 박찬호는 한국 복귀를 앞두고 중간 기착지로 삼은 일본에서도 성공신화를 열겠다는 각오다.

역대 일본 땅을 밟은 외국인 선수 중 이력에서 최상급에 속하는 박찬호에게 쏠린 시선은 일본 열도 내에서도 엄청나다. 오릭스 3선발투수로서 시속 150㎞를 찍는 광속구와 컷 패스트볼의 위력을 살린다면 빅리거의 자존심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일본으로 단계를 낮춘 박찬호, 김병현과 달리 김태균과 임창용은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올해를 지렛대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 무대에 데뷔한 김태균은 무더위와 장거리 이동으로 7월 이후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지만 타율 0.268을 때리고 홈런 21방에 92타점을 거둬들였고 포스트시즌에서 영양가 높은 적시타로 팀의 우승에 이바지했다.

지난해 말 화촉을 밝히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김태균은 2년 차인 올해에는 힘과 기교를 키워 더 나은 결실을 보겠다는 자세다.

내년까지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는 김태균은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라고 있어 빅리그 스카우트를 확실하게 사로잡을 자신만의 전매특허 계발이 필요하다.

야쿠르트와 3년간 15억엔이라는 거액에 재계약한 임창용은 올해 구원왕을 목표로 내걸었다. 시속 160㎞를 넘는 '뱀직구'와 싱커, 슬라이더, 포크볼의 위력이 대단해 팀 성적만 받쳐주면 구원왕은 떼어놓은 당상이다.

임창용은 작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관전하고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는 등 보폭을 미국 쪽으로 넓혔다.

당시 메이저리그 한 구단으로부터 거액의 다년 계약 제의를 받기도 했던 임창용은 우선 일본에서 정점을 찍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예정이어서 올해 성적이 꽤 중요하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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