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만 만나면 펄펄 왜?

  • Array
  • 입력 2011년 1월 17일 07시 00분


올 4승 중 현대캐피탈에 3승
압박감 해소·역대전적 우위
신치용 “현대전땐 집중력 UP”

삼성화재가 올 시즌 4승 가운데 3승을 현대캐피탈에게 따내며 라이벌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는 삼성화재 선수들. 스포츠동아 DB.
삼성화재가 올 시즌 4승 가운데 3승을 현대캐피탈에게 따내며 라이벌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는 삼성화재 선수들. 스포츠동아 DB.
이 정도면 ‘무늬만 라이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을 또 잡았다.

15일 V리그 3라운드 천안 원정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4승9패로 최하위다. 그런데 4승 중 3승을 현대캐피탈에게서 따냈다. 올 시즌 3전 전승.

삼성화재가 호화군단 현대캐피탈의 ‘천적’으로 군림할 수 있는 비결을 입체 분석해봤다.

○심리적인 요인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한 마디로 펄펄 난다. 반면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귀신에 홀린 듯 실수를 연발한다.

확연히 주눅이 들어 있다. 삼성화재는 평소의 120% 경기력을 보이고 현대캐피탈은 제 기량의 절반도 채 보여주지 못하니 승부의 추가 한 쪽으로 기운다.

삼성화재는 2005년 V리그 출범 후 6시즌 내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4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선수들은 빅 매치가 주는 압박감을 해소하는 방법을 경험으로 체득했다. 위기극복에도 능하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현대캐피탈을 만나면 마치 결승전을 치르는 것처럼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요인

그래도 의문이 남는다. 현대캐피탈도 삼성화재와 마찬가지로 6시즌 연속 챔프전을 치렀다. 비록 우승 횟수는 2번으로 삼성화재보다 적지만 2006∼2007, 2007∼2008시즌 2연패 위업도 달성했다.

프로배구 출범 전의 전적을 살펴보면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삼성화재를 만나면 고양이 앞의 쥐처럼 쩔쩔 매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실업시절 상대전적은 삼성화재가 59승15패로 크게 앞서 있다. 현대캐피탈 전신인 현대자동차써비스와 현대자동차 시절을 포함한 수치다. ‘백구의 대제전’으로 불린 슈퍼리그로 범위를 좁혀 봐도 43승8패로 삼성화재의 압도적 우위다. 승률이 무려 84%. 10번을 싸우면 삼성화재가 8번을 이겼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축들이 은퇴했지만 이 DNA는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전수됐다.

○전술적인 요인

현대캐피탈의 장점은 바로 ‘거미 손’ 윤봉우와 이선규를 주축으로 한 높이다. 이선규는 현재 블로킹 2위, 윤봉우는 속공 1위다. 그러나 15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는 블로킹 득점이 고작 3개였다.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 아킬레스건을 공략하지 못한 것도 패인이다. 올 시즌 삼성화재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리시브다. 이 부문에서 작년까지 부동의 1위였지만 석진욱과 손재홍의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현재 최하위로 처져 있다.

강 서브나 목적타 서브로 삼성화재 리시브를 흔드는 게 정석인데 이마저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은 원래 서브가 신통찮다. 올 시즌 정규리그 서브 부문 최하위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