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주목 이 선수③] 조윤지 “올해 목표 4승…상금왕 욕심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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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0일 07시 00분


■ KLPGA 신인왕 조윤지의 새로운 도전

2010년 KLPGA 신인왕 조윤지는 올 시즌 상금왕을 목표로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팬들이 자신의 경기를 보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골퍼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2010년 KLPGA 신인왕 조윤지는 올 시즌 상금왕을 목표로 동계훈련에 들어갔다. 팬들이 자신의 경기를 보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골퍼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4승이 목표에요!”

2009년 2부 투어 상금왕. 2010년 K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조윤지는 올 시즌 4승을 하겠다고 했다. 거의 매 대회마다 우승자가 바뀌는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든 KLPGA 투어에서 4승을 하겠다는 것은 상금왕을 차지하겠다는 얘기다. 그런데 조윤지라면 해낼 것도 같다.

아빠는 전 프로야구감독…엄마는 배구감독

● 스포츠가족, 타고난 배짱과 대범함


조윤지는 프로야구 삼성 감독대행을 지낸 조창수(61) 씨와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조혜정(57) 감독의 둘째딸이다. 언니 조윤희(28·토마토저축은행)도 역시 KLPGA 투어 프로다. 그야말로 스포츠 가족이다.

조윤지는 부모로부터 골프 선수가 가져야 할 배짱과 승부 근성,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이라는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조윤지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기술과 체력이 완성단계에 있어도, 어떤 선수들은 앞서 말한 것들이 부족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다.

“언니 따라다니며 볼을 치긴 했지만 프로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실력을 높이 평가해주셔서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프로 첫 해 우승…“열매는 달콤했다”

● 2부투어 상금왕 → 신인왕 → 상금왕이 목표

그렇게 시작한 골프지만 타고난 자질과 승부욕으로 2부 투어 상금왕을 차지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조금씩 욕심이 커져갔다.

“막상 KLPGA 투어 데뷔를 하고 우승까지 하고 나니까 골프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다. 언니가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골프가 정말 어려운 운동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걱정도 많이 했다. 정말 우승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하지만 운 좋게 우승을 거뒀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주목받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알았다. 평생 쉽게 느껴보기 힘든 감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너무나 행복했다”고 했다. 조윤지는 프로데뷔 첫해 21개 대회에 참가해 볼빅 라일앤스코트여자오픈 우승을 비롯해 6개 대회에서 톱10에 들며 상금랭킹 8위(2억5850만원)를 차지했다. 루키 해에 뜻밖의 큰 소득을 얻은 조윤지는 프로무대에서만큼은 자신이 한 만큼의 대가가 주어지고 그 열매는 더 할 수 없이 달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살인적인 스케줄·체력전쟁 값진 경험

● 스케줄과 컨디션 관리가 관건


상반기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우승 이후 주춤했던 원인도 찾았다.

“2009년에는 호주 데이비드 리드베터 아카데미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태어나서 가장 혹독하게 연습을 했다. 거리도 늘고 컨디션도 좋았다. 하지만 가을에 들어서자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데뷔 첫 해 거의 매주 이어지는 대회 스케줄에 맞춰 몸상태를 관리하는 것은 경험 없이는 해결하기 힘든 부문이었다.

“8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고 난 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내 스스로 스케줄과의 밀고 당기기에 실패한 셈이다.”

조윤지의 말처럼 투어프로들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다만 누가 더 체력과 컨디션 관리를 잘 했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우승 뒤 주변의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인으로서 덜컥 우승을 하고 나니, 주변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다. 톱10에서 조금만 밀려나도 ‘왜 그렇게 성적이 안 좋냐’고 할 정도였다. 정신없이 투어생활을 했기 때문에 처음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나도 ‘아 내가 왜 이렇게 못 쳤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아무리 선수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이제는 기복이 있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조급해하지 않겠다”고 했다.

코스 공략·어프로치 샷 담금질 승부수

● 동계훈련 통해 더 발전된 기량 선보일 것


조윤지는 상금왕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미국 올랜도에서 두 달간 동계훈련을 한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코스 매니지먼트가 약하다. 더 전략적인 코스 공략법을 익히는 것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볼 탄도를 더 높이기 위한 연습과 어프로치의 정확성을 높이는 연습도 병행 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술적인 부문에서 가장 약한 것이 어프로치다. 그린 적중률이 높은 편인데, 어프로치 샷 감각이 좋은 날은 성적이 나지만 그렇지 못한 날과 타수차가 많이 난다. 그 편차를 좁혀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팬들에게 가장 친근한 골퍼 되고싶어”

● 조윤지의 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윤지는 지난해 최나연, 신지애, 박세리와 두 번씩 동반 라운드를 했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선수들과 라운드를 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골프를 정말 편안하게 즐기면서 친다. 그들과 플레이하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골프를 즐기는 마음이 필요한데, 나는 아직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 너무 아쉽다”고 했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은 다양한 도전을 통해 팬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골프팬들에게 ‘그래 이런 선수가 있었지’하는 기억을 확실하게 심어주고 싶다. 또 가장 친근한 골퍼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 사람들이 내 플레이를 보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조윤지는 그 뒤 새로운 인생을 살아볼 계획이다.

“서른이 넘으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메이크업이나, 네일아티스트 등에 관심이 많았다. 골프로 다양한 목표를 달성한 뒤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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