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 메시 vs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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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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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브라질)와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동시대에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2007년 말 영국의 한 방송 해설자는 20대 초반의 두 선수를 가리켜 이렇게 표현했다. 당시만 해도 이를 믿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축구 황제’ 펠레(70), ‘축구 신동’ 마라도나(50)와 이들을 동급으로 놓기엔 시기상조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정확히 3년이 흐른 지금 이제 이 말을 부인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축구 팬들은 이들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와 ‘포르투갈 특급’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5·레알 마드리드) 얘기다.

이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세계 축구계를 양분했다. 포문은 호날두가 먼저 열었다. 2007∼2008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2008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메시가 반격에 나서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1년 만인 2009년 온갖 상을 휩쓸었다. 지난 시즌에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메시가 현재로선 더 우세하다.

하지만 진정한 승부는 올 시즌부터란 평가다. 스페인 이적 첫해인 지난 시즌 적응기를 마친 호날두가 올 시즌부터 본격적인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시즌의 3분의 1가량이 지난 17일 현재 두 선수는 17골(메시 13경기, 호날두 15경기)로 리그 득점 공동 선두. 득점 3위와는 7골 차까지 벌렸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메시의 손을 들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메시에겐 ‘패스 마스터’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최고의 조연이 있다. 바르셀로나가 득점력이 더 낫고, 공격 패턴 역시 메시를 정점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라고 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메시의 경기력이 더 꾸준하다. 문전 앞 침착함이나 슈팅 대비 득점 비율도 메시가 높아 유리하다”고 했다.

하지만 호날두에게도 기회가 충분하다는 평가.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올 시즌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이는 메수트 외질에 카카까지 조만간 부상을 털고 복귀하면 호날두 역시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만 3골을 폭발시킨 무회전 프리킥도 점차 위력을 더하는 상황. 팀에서 페널티킥 등 득점 기회를 몰아준다는 점도 호날두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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