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400m도 金 ‘2관왕’]초반부터 폭풍 레이스… 中 별들에게 어깨 한번 안 내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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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까지 세계기록… 올해 최고보다 3초20 앞당겨
박태환 “나를 믿었을뿐… 쑨양 쫓아와 좋은 기록 나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첨단 전신 수영복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에도 박태환(21·단국대)은 반신 수영복을 고집했다. 그는 16일 광저우 아시아경기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후 “특별한 전략은 없었고 나 자신을 믿었다. 1년 동안 열심히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에겐 ‘박태환’ 자신과 ‘훈련’이 최첨단 기술이었다.

박태환의 출발 반응 속도는 이번에도 가장 빨랐다. 그는 0.68초 만에 스타트를 끊어 쑨양(0.79초)과 장린(0.71초)을 앞섰다. 처음 50m 구간도 홀로 25초대(25초87) 기록을 냈다. 쑨양이 26초20, 장린이 26초39로 뒤를 이었다.

박태환과 두 중국 선수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장린은 100m를 통과할 때 이미 박태환에게 1초 이상 뒤졌다. 장린은 이후 눈에 띄게 페이스가 떨어지며 경쟁에서 멀어졌다.

200m 터치패드를 찍었을 때 박태환은 1분49초49로 쑨양(1분51초34)을 1초97차로 따돌렸다. 박태환은 한때 세계 기록보다 1초50 이상 앞서며 대기록을 예감케 했다. 그는 300m 통과 당시 4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파울 비더만(독일)의 기록보다 0.84초 앞섰다. 하지만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다. 쑨양은 막판 추격을 개시했지만 박태환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태환은 “쑨양이 마지막에 쫓아와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최종 기록 3분41초53은 자신이 갖고 있던 올해 자유형 남자 400m 세계 1위 기록(3분44초73)을 3초20이나 줄인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본인이 세운 한국 기록(3분41초86)도 0.33초 단축했다. 장린이 전신 수영복을 입고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작성한 아시아 기록(3분41초35)에는 0.18초가 모자랐다.

박태환은 “전반 페이스가 매우 좋았지만 후반에는 떨어졌다. 솔직히 아시아 최고 기록을 깨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좋은 기록으로 우승한 게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박태환은 오전에 열린 예선에선 전체 5위(3분55초80)로 결선에 올랐다. 경쟁자를 신경 쓰지 않고 홀로 레이스를 펼치고자 한 전략이었다. 2레인을 배정받은 그는 쑨양(4레인), 장린(5레인)과 떨어져서 홀로 헤엄쳤다. 경쟁자를 볼 필요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독주였다. 광저우 아시아경기 수영에서 중국은 거의 모든 종목을 휩쓸고 있다. 중국의 오성홍기 2개보다 높게 걸린 태극기는 그래서 더욱 빛났다.

여자 계영 800m에선 박나리(인천체육회), 최혜라(오산시청), 이재영(강원도청), 서연정(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팀이 8분7초78로 중국(7분51초81), 일본(7분55초92)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부터 이 종목 3연속 동메달이다.

광저우=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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