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롤 모델] 조영철 “거침없는 돌파 압권 호나우두 기술 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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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7시 00분


조영철이 14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호텔 로비에서 자신의 롤 모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호나우두의 드리블에 
반해 매일 밤 연습한 게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웃음 지었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조영철이 14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호텔 로비에서 자신의 롤 모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호나우두의 드리블에 반해 매일 밤 연습한 게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웃음 지었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⑤ J리거 조영철이 반해버린 브라질 전설적인 축구스타 호나우두

빠른 스피드 돌파 프랑스월드컵때 반해
학창시절 동료에 수비대역 시키고 연습
주전 출전하며 성장…日 니가타선 스타


한일전(10월 12일)이 열리기 전 조영철(21·니가타 알비렉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에이전트를 통해 정중하게 거절했다. “대표팀 경기에 앞서 언론에 이름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럽다”는 게 이유였다. 한일전 바로 다음 날인 13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한 호텔 로비에서 조영철과 마주 앉았다.

인터뷰 전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한일전을 앞두고 “조영철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청용과 함께 측면 공격수로 활용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놓고는 정작 최성국(27·상무)을 투입했다. 교체로도 기용되지 못한 조영철이 의기소침해 있을까봐 걱정이 됐다.

기우였다. 조영철은 어엿한 프로 4년 차였다. 그는 “아쉽지만 괜찮다. 나는 아직 실력을 더 쌓아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 일편단심 호나우두

조영철은 스포츠동아 ‘롤 모델’ 시리즈를 잘 알고 있었다. “(구)자철 형은 플레처를 꼽았고, (홍)정호는 누구였죠?”

“조용형”이라고 답해주자 “아. 맞다”며 무릎을 탁 쳤다. 그 동안 인터뷰를 했던 이들이 또래라 더 관심이 가는 모양이었다.

조영철의 롤 모델은 브라질의 전설적인 축구스타 호나우두(34·SC 코린치안스)였다. 어린 선수가 현재 빅 리그 소속도 아니고, 전성기를 넘긴 스타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게 다소 뜻밖이었다. “포르투갈의 호날두를 말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자 조영철은 웃음기를 거두고 “지금도 공격수만 놓고 따져보면 호나우두에 상대되는 선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 호나우두 따라하기

그가 호나우두에게 반한 건 초등학교 시절 1998프랑스월드컵이었다. “완전 빠졌죠.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호나우두 경기가 있을 때마다 찾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스페셜 영상(호나우두 플레이 모음집)도 늘 봤어요.”

어린 소년은 호나우두의 어떤 점에 매료됐을까. “돌파할 때 스피드를 죽이지 않으면서도 타이밍을 이용해서 수비수를 따돌리는 장면은 압권이죠.” 조영철은 학창시절 야간 개인운동 시간에 늘 호나우두 기술을 연마했다. 동료에게 수비수 대역을 시켜놓고 연습할 때도 많았다.

지금은 측면에서 뛰고 있지만 학성고 시절까지 쭉 최전방 공격수였다. 경기 도중 수비수와 일대일로 맞붙는 일이 잦았고 연습했던 장면이 실전에서 연출될 때 큰 희열을 느꼈다.

2007년 J리그 요코하마FC에 입단한 이듬해부터 측면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는 여전히 그가 즐겨하는 플레이다. 지금도 경기가 안 풀린 날이면 호나우두 스페셜 영상을 찾는다.

● 한 뼘 더 성장

2009년 니가타 이적 후 2년째인 올 시즌 그는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26라운드를 마친 현재 11골로 득점 5위.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면서도 연일 골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주전으로 나가면서 출전시간이 늘었고 포지션 변경의 혼란스런 과정을 이겨내고 적응이 된 것 같아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숨은 비결이다. 일본 진출 당시에는 몸무게가 68kg이었지만 지금은 74kg. 한 눈에 봐도 탄탄하다.

니가타 축구 열기가 워낙 뜨거워 그는 지역 내에서 알아주는 스타다. 조영철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사실 걸어 다니기가 불편할 정도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어 “한국에서는 아주 편안하게 돌아다녀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영철은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됐다. 내년 런던올림픽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홍명보호에 승선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그는 “그 때는 너무 어렸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때는 내 실력을 세계무대에서 입증 받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잉글랜드나 스페인과 같은 유럽리그 진출 역시 오랜 꿈이다. 조영철은 “대표팀에서 형들끼리 유럽 무슨 공항에서 만나자는 이야기 들으면 사소한 것인데도 너무 부러웠다. 언젠가는 제가 형들에게 ‘우리 파리 공항에서 만나요’라고 하는 날이 오겠죠”라며 활짝 웃었다.

● 조영철 누구?

▲ 생년월일= 1989년5월31일
▲ 신체조건= 181cm/74kg
▲ 포지션= 공격수
▲ 학력= 울산 내황초-학성중-학성고
▲ 프로경력= 2007∼08 일본 J리그 요코하마FC, 2009∼니가타 알비렉스
▲ 대표경력= 2008베이징올림픽대표, 2009 이집트 U-20 월드컵대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대표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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