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 기자의 킥오프]2022 월드컵 유치에 ‘女남북대결’ 카드 활용을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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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월드컵 개최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FIFA가 월드컵 개최국을 선정할 때 대회가 끝난 뒤 후대에 어떤 유산을 남겨줄 수 있느냐를 비중 있게 보는데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에 평화가 유지될 가능성을 보여주면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주장에 투표권이 있는 일부 FIFA 집행위원들은 “또 그 얘기냐. 이제 한반도 평화는 그만 써먹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동안 한국이 국제대회를 유치할 때 자주 내놓던 카드였기 때문에 식상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그래도 이란의 핵개발에 전 세계가 관심을 갖듯 한국과 북한의 관계는 큰 관심사”라며 집행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12년 뒤 남북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어떤 식으로든 북한을 참여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내달 17일 개막하는 피스퀸컵 국제여자축구대회의 서병규 사무총장은 최근 주가를 드높인 여자 축구를 활용하자고 주장해 관심을 끈다. 한국이 20세 이하 월드컵 3위와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FIFA가 한국 여자 축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을 때 북한 여자 대표팀을 불러 남북 대결을 하면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서 총장은 당초 북한도 초청하려고 했지만 천안함 사태로 남북 관계가 냉랭해져 무산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도 오고 싶어 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북한은 어떤 대회에서든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남한에서 우승컵을 가져가고 싶어 했다”며 아쉬워했다. 현재로선 일정이 다 짜여 북한의 대회 참가가 힘들어 보이지만 특별 이벤트로 남북 대결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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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70년대 탁구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했다. 이른바 핑퐁외교다. 우리도 남북 통일축구와 국제대회 단일팀, 공동입장 등 스포츠로 남북 관계 개선에 노력해 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을 초청하면 남북 관계 개선은 물론이고 12월 2일 결정하는 FIFA의 월드컵 개최국 선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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