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FIFA 부회장 밝혀 ‘동북아 평화 기여론’ 강점대한민국 국민들은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축구의 위력을 실감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길거리 응원은 지금 상상해도 즐겁다. 남여노소 할 것 없이 한마음 한뜻이 된 것이 단군 이래 처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다시 한번 그 감동을 만끽할 수 있느냐 여부는 12월 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바로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이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들은 2022년 월드컵 유치활동에 대해 알지 못한다. 유치위원들만 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몽준(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활동 폭이 가장 크다. 세계 축구계의 유력 인사를 두루 만나고 다닌다. 그러나 그의 움직임은 안개속이다. 보안 유지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 D-65일인 28일, 정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유치활동의 일부를 공개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그는 시종 조심스러워했다. 우선 그는 투표권을 가진 FIFA 집행위원들의 정서를 소개했다. “한국은 2002년에 개최했는데, 너무 빠른 것 아닌가”라는 것이 그들의 정서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2022년은 12년이나 남은 미래의 월드컵”이라면서 “남북 관계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고 논리를 펼친다고 했다.
집행위원들의 판단 기준도 설명했다.
그는 “월드컵을 통해 무엇을 남겼느냐, 업적이 무엇이냐가 가장 중요한 잣대”라면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이 우리가 남길 업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2002년엔 일본이 유력한 가운데 결국 공동 개최가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때 보다 훨씬 복잡하다. 모두가 열심히 뛴다. 하지만 전 세계 축구 발전과 평화와 번영을 충분히 설명한다면 가능성은 있다.”
10월초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 세미나에 참석하는 정 부회장은 “(유치 여부는)불확실하지만 충분히 노력할 가치가 있는 사업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월드컵 개최지 선정은 FIFA 집행위원 24명의 투표로 결정되는 가운데 2022년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호주 카타르가 경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