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재미 男부럽지 않네”…기록으로 본 여자축구 매력

동아일보 입력 2010-09-28 03:00수정 2011-05-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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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탄탄한 기본기 무장…아기자기 패스 게임
화끈…유효슛-골 남자 압도…끊김없는 공격 축구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태극 소녀들이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컵을 품에 안은 26일 누구보다 이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남자 성인 대표팀 조광래 감독. 조 감독은 “시간가는 줄 몰랐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 등 남자 선수들이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국내 등록 선수 1450명. 팬들의 무관심으로 소외됐던 비인기 종목 여자 축구가 최근 20세 이하(3위), 17세 이하(우승) 월드컵에서 잇따른 쾌거를 올리며 재조명받고 있다. 경기를 본 팬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남자 축구 못지않게 재미있다”는 것. 여자 축구의 남다른 매력을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 예쁘고 섬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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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하잖아요.” 최인철 여자 대표팀 감독은 여자 축구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남자 선수들보다 힘이나 스피드,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축구를 한다는 얘기다. 그가 밝힌 예쁜 축구의 원동력은 기본기. 짧은 패스 하나를 하더라도 기본기에 충실해 선 굵은 남자 축구와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축구가 가능한 이유가 뭘까. 박기봉 여주대 감독은 “잠재적인 개인차가 적게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자의 경우 특출한 한두 가지 장점만 극대화해도 좋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많지만 운동 능력이 비등한 여자의 경우 그렇게 되기 힘들다는 것. 그는 “여자 선수들은 1년만 운동을 늦게 시작해도 기량이 크게 벌어진다. 그런 만큼 어릴 때부터 기본기 교육에 비중을 많이 둔다”고 했다.

이상엽 한양여대 감독은 여자 특유의 섬세함을 강조했다. 그는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동작 하나하나에 섬세함이 묻어나 놀랄 때가 많다”며 “이런 섬세함이 곱상한 외모에 더해져 예쁜 축구를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공격은 多, 반칙은 少

축구의 꽃은 역시 골. 여자 축구에선 골이 많이 난다. 시원한 공격 축구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 지난해 17세 이하 남자 월드컵(평균 1.44골)과 비교하더라도 이번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평균 1.95골)에서 훨씬 많은 골이 터졌다.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 역시 여자 축구가 많다.

공격 축구의 배경엔 상대적으로 약한 수비가 맞물려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여자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어 경기 내내 강한 압박을 하기 힘들다. 또 순발력이 떨어져 수비 필수 덕목인 공중 볼 경합에도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체조건과 순발력이 필수인 골키퍼 포지션이 남자에 비해 경쟁력이 가장 떨어지는 것도 골이 많이 양산되는 이유. 지도자들도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이미연 부산 상무 감독은 “어차피 여자 축구에선 한두 골로 지키는 축구를 하긴 힘들다. 그렇다 보니 공격수 발굴에 힘쓰고 전술을 공격적으로 짜게 된다”고 전했다.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에 비해 거친 몸싸움이 덜하고 반칙이 적다. 윤종석 SBS 해설위원은 “파울이 적어 경기 흐름이 매끄럽고 짧은 패스 위주로 공격적인 축구를 하다 보니 팬들이 경기에 몰입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여민지 8강전 골 ‘최고의 골’ 후보에

한편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최우수선수상), 골든부트(득점상)까지 거머쥔 여민지(17·함안 대산고)가 대회 최고의 골 후보로도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 최고의 골 후보 10개를 발표했다. 여민지는 혼자 4골을 몰아넣은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후반 44분 넣은 골로 후보에 올랐다. 3-3 동점인 상황에서 터진 이 골은 여민지가 센터 서클에서 넘어온 공을 받아 드리블로 상대 골키퍼를 제치고 수비수 한 명이 지키는 골문에 오른발로 차 넣었다.

17세 이하 여자 대표팀은 트리니다드토바고를 출발해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거쳐 28일 오후 4시 5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선수단은 공항에서 우승 기념 환영식을 가진 뒤 29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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