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지, 골프선수 될 뻔 했죠”

스포츠동아 입력 2010-09-20 07:00수정 2010-09-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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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임수영씨의 회상 발목 잘록한데 허벅지 유난히 튼실
중학교가면 골프 시키기로 맘먹어
초등학교 3학년때 축구화 신고온 딸
원하는 운동 지원…아쉽냐고요? NO!
한국 축구를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여민지(17·함안대산고)의 부모는 사실 딸의 진로를 처음부터 축구 선수로 결정하진 않았다.

어머니 임수영(41) 씨는 예쁘게 기른 머리를 땋은 채 환하게 웃는 딸의 어릴 적 앨범들을 보며 종종 추억에 젖어든다. “한 번 보세요. 얼마나 귀여웠는데요. 어릴 때는 훨씬 예뻤는데, 저렇게 머리를 커트해서 그렇지 지금처럼 선머슴이 아니었어요.”

이제야 털어놓는 얘기지만 한때 딸에게 음악을 시킬까 고민도 했었단다. “플루트를 정말 잘 불었어요. 초등학교 때 플루트 경연대회까지 나갔었죠. 성적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러나 피는 속일 수 없었다. 임 씨는 학창 시절, 육상과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고, 1986 서울아시안게임 때는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경남도민체전에는 400M, 800M 육상 선수로 출전했다. 아버지 여창국(45) 씨 역시 만능 스포츠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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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튼실한 다리를 갖고 태어난 여민지. “종아리는 가늘고 발목은 잘록한데, 허벅지는 길고 튼튼하고, 결국 운동을 택할 수밖에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까진 미처 생각할 수 없었다. 부부는 상의 끝에 골프를 시키기로 맘을 먹었다. 경제적 여건은 풍족하진 않아도 부부의 모든 맞벌이를 총동원해 딸이 중학교에 입학하면 골프채를 쥐어주려고 했다. 헌데, 이마저 뜻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민지가 먼저 축구화를 신어버리더라고요.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한살 터울 오빠(여상호)를 따라 유소년 클럽에 가입해 공을 차는데, 반대할 수 없었어요. 4학년 때는 아예 축구를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지금까지 왔죠.” 아쉽냐고 물었다. 당연히 대답은 ‘No’. 간혹 딸이 합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온 가족이 경남 김해시 자택 인근 체육센터를 찾아 운동을 한다.

“배드민턴도 치고, 탁구도 하면서 여가를 즐겨요. 운동 끝내고 돌아온 딸과 또 운동이라니 저희 식구, 정말 대단하죠?”

김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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