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4대 기구 챔프 김주희 “먹지 않아도 배불러”

동아일보 입력 2010-09-12 15:17수정 2015-05-2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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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복서 김주희(24·거인체육관)는 12일 세계 여자프로복싱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이라는 영예를 거뒀지만 좀처럼 인터뷰에 나서지 못했다.

10라운드 내내 격렬한 경기를 펼친 탓에 퉁퉁 부은 얼굴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주희는 12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펼쳐진 4대 기구 통합 타이틀 방어전 및 세계복싱연맹(WBF) 라이트플라이급 경기에서 입은 상처 때문에 왼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면이 크게 부어올랐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30분쯤 지나서야 겨우 말문을 열었지만 정문호 거인체육관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까지 터트리고 말았다. 이날 경기가 그만큼 고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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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는 이날 주제스 나가와(23·필리핀)를 맞아 초반부터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왼손 잽에 이은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연속 허용하면서 고전하다가 중반 이후에야 승기를 잡아 판정승으로 이겼다.

김주희는 "1년 만에 링에 서다 보니 초반에는 경기 감각을 잡기가 어려웠다"라며 "생각했던 것보다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오늘처럼 힘든 경기도 한다. 이렇게 고전하면서 나도 성장한다고 생각한다"로 말했다.

김주희는 "상대가 생각보다 펀치가 셌다. 키에 비해 손이 크고 골격이 남자 같은 선수였다"라며 "프로에서 지금까지 치른 경기 가운데 오늘이 가장 힘든 경기였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주희는 이날 4라운드에서 왼쪽 눈을 정확하게 맞은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눈 부위는 심하게 부어올랐고 코피까지 터졌다.

김주희는 "왼쪽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무척 당황했다"라며 "이후 상대 강펀치를 피해 외곽으로 돌며 경기를 풀어갔다. 덕분에 9, 10라운드에서는 내가 마음먹은 대로 경기를 이끌어갔다"고 설명했다.

2006년 골수염에 걸려 오른쪽 발가락뼈를 잘라낸 김주희는 "어제 수술 부위가 크게 부어올라 걱정이 많았다"라며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이겼으니 나중에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억지로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김주희는 이날 승리로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여자국제복싱연맹(WIBF), 세계복싱연합(GBU)에 이어 WBF까지 4대 기구를 통합한 챔피언이 됐다. 2004년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2007년 세계복싱협회(WBA) 챔피언에 올랐다가 반납한 것까지 포함하면 6대 기구에서 돌아가면서 챔피언을 차지했다.

김주희는 "세계 최초로 이런 기록을 달성했다고 생각하니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 같다"라며 "늘 경기가 끝나면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제자의 운동화까지 빨며 나를 챙겨주신 관장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주희는 이제 여자 복싱 7대 기구에서 마지막 남은 세계복싱평의회(WBC) 타이틀을 따는 게 목표다.

정문호 관장은 "빠르면 내년 초에 WBC 챔피언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체급을 낮춰 두 체급 석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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