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통신원수첩]프로무대 안부러운 美대학풋볼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0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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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미국은 공식적인 풋볼 시즌에 돌입했다. 이날 대학 개막전을 시작으로 9일에는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가 개막한다. 미국의 ‘현대판 검투사’ 경기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셈이다.

부상이 잦은 풋볼은 예전엔 금요일―고교, 토요일―대학, 일요일―프로 식으로 경기를 해왔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전통이 깨진 지 오래다. 9월이 되면 거의 날마다 경기가 열린다. 주중부터 주말까지 쉼 없이 풋볼게임이 이어진다.

대학경기의 큰 일정은 사실 방송사에서 짠다.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이 좌지우지한다. 그만큼 인기가 높다는 방증이다. 당사자인 학교들도 불만이 없다. 전국방송인 ESPN의 중계방송이 고마울 따름이다. 풋볼을 통해 학교 홍보가 저절로 되기 때문이다. 물론 중계권료는 학교에 분배된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는 역시 풋볼이다. 1위가 프로 NFL, 2위가 대학풋볼이다. 3위는 대학농구인 NCAA 토너먼트. 풋볼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대학풋볼 역시 마찬가지다. 풋볼 명문 대학들이 풋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상상을 초월한다. 무늬만 아마추어일 뿐 프로와 별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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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을 기준으로 풋볼에 죽고 사는 텍사스대가 풋볼로 번 수입은 자그마치 8760만 달러(약 1051억 원)다. 중계권료, 출전료, 입장권, 기념품 판매 수입 등이다. 오하이오대는 6820만 달러를 벌었다. 이 정도면 아마추어가 아니다. 프로 구단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앨라배마대는 2007년 프로 팀인 마이애미 돌핀스 감독이었던 닉 세이번을 영입했다. 대학이 프로팀 지도자를 영입한다는 것 자체가 미국 스포츠이기에 가능하다. 앨라배마대는 세이번과 당시 대학 감독 최고액인 연봉 37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09년에는 8년간 3200만 달러에 계약을 연장했다. 평균 연봉 400만 달러 수준이다. 대학풋볼은 정규시즌 12경기를 치른다.

앨라배마대는 기부금이 모자라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지 못하는 주립대학이다. 그런데도 풋볼 감독에게는 사상 최고 연봉을 선뜻 안겨줬다. 학생들은 불만을 표시했을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풋볼은 앨라배마대뿐 아니라 주의 상징이다. 세이번 감독은 기대한 만큼 지난해 팀을 내셔널챔피언에 올려놓았다. 러닝백 마크 잉그럼은 대학선수 최고의 영예인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대학선수들에게도 프로처럼 돈을 지급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이들도 있다. 장학금만 지급하는 선수들을 통해 대학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재주는 곰(선수)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학교)이 버는 격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문상열 기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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