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홈런新’ 세계 공인기록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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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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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대기록 미국서도 화제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은 미국에서도 화제다. 14일 KIA와의 방문 경기에서 연속 홈런 세계기록을 세운 이대호를 다룬 기사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에 떴다. MLB.com 화면 캡처
이대호 대기록 미국서도 화제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은 미국에서도 화제다. 14일 KIA와의 방문 경기에서 연속 홈런 세계기록을 세운 이대호를 다룬 기사가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에 떴다. MLB.com 화면 캡처
2007년 8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는 756호 홈런을 터뜨리며 행크 애런이 갖고 있던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기록을 갈아 치웠다. 당시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신기록 달성을 축하한다. 800호 홈런도 돌파하기 바란다.”

○ 다른 나라 리그 기록은 참고자료 활용

오 사다하루는 1980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868개의 홈런을 때렸다. 본즈는 762개의 홈런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오 사다하루는 왜 본즈의 756홈런을 세계신기록이라고 했을까.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오 사다하루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1970년대만 해도 미국과 일본의 수준차가 컸고 그가 뛰었던 요미우리의 홈 고라쿠엔 구장의 좌우 담장 거리는 90m도 안 됐다.

엄밀히 말해 프로야구의 세계공인기록은 없다. 한국 미국 일본의 리그별 기록이 존재할 뿐 다른 리그의 기록은 참고자료다. 경기 수도 다르고 시대별로 리그 수준도 달라 동등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세계 최고기록을 낸 뒤에야 비로소 다른 나라의 기록을 인정하는 경우도 많다. 1987년 일본의 기누가사 사치오(히로시마)는 2215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웠다. 당시 일본 언론은 메이저리그의 ‘철마’ 루 게릭(뉴욕 양키스)이 갖고 있던 기록(2130경기)을 깼다고 대서특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누가사가 언급된 것은 1995년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가 그의 기록을 깨면서였다.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은 공인은 아니지만 충분히 인정받을 대기록이다. 세계적으로 투고타저의 시대에 나온 업적인 데다 통산이 아니라 연속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 일본 최다 홈런기록을 갖고 있는 본즈(6경기)나 오 사다하루(7경기)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AP통신 “이대호 한국리그 신기록”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14일 미국의 AP통신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대호가 한국리그 신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1993년) 등의 8경기 연속 홈런이 최고”라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은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일본의 오 사다하루와 랜디 바스가 기록한 7경기 연속 기록을 뛰어넘어 세계신기록이 됐다”고 표현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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