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는 756호 홈런을 터뜨리며 행크 애런이 갖고 있던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기록을 갈아 치웠다. 당시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신기록 달성을 축하한다. 800호 홈런도 돌파하기 바란다.”
○ 다른 나라 리그 기록은 참고자료 활용
오 사다하루는 1980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868개의 홈런을 때렸다. 본즈는 762개의 홈런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오 사다하루는 왜 본즈의 756홈런을 세계신기록이라고 했을까.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오 사다하루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는다. 1970년대만 해도 미국과 일본의 수준차가 컸고 그가 뛰었던 요미우리의 홈 고라쿠엔 구장의 좌우 담장 거리는 90m도 안 됐다.
엄밀히 말해 프로야구의 세계공인기록은 없다. 한국 미국 일본의 리그별 기록이 존재할 뿐 다른 리그의 기록은 참고자료다. 경기 수도 다르고 시대별로 리그 수준도 달라 동등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세계 최고기록을 낸 뒤에야 비로소 다른 나라의 기록을 인정하는 경우도 많다. 1987년 일본의 기누가사 사치오(히로시마)는 2215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웠다. 당시 일본 언론은 메이저리그의 ‘철마’ 루 게릭(뉴욕 양키스)이 갖고 있던 기록(2130경기)을 깼다고 대서특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기누가사가 언급된 것은 1995년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가 그의 기록을 깨면서였다.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은 공인은 아니지만 충분히 인정받을 대기록이다. 세계적으로 투고타저의 시대에 나온 업적인 데다 통산이 아니라 연속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 일본 최다 홈런기록을 갖고 있는 본즈(6경기)나 오 사다하루(7경기)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AP통신 “이대호 한국리그 신기록”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14일 미국의 AP통신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대호가 한국리그 신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1993년) 등의 8경기 연속 홈런이 최고”라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은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일본의 오 사다하루와 랜디 바스가 기록한 7경기 연속 기록을 뛰어넘어 세계신기록이 됐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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