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오, 심장병 딛고 프로 첫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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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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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11개월 19일…국내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

사진 제공 KPGA
사진 제공 KPGA
‘BIO’라고 새겨진 큼지막한 벨트 버클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언젠가 이름을 크게 알리고 싶어 지난해 프로에 뛰어들면서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특별히 맞췄다. 그 꿈이 이뤄졌다. 김비오(20·넥슨·사진)가 한국프로골프투어에서 최연소 챔피언에 오르며 잊지 못할 첫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8일 제주 오라CC(파72)에서 끝난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SBS투어 조니워커오픈 최종 4라운드. 김비오는 이날 버클의 글자처럼 최상의 바이오리듬을 보이며 이글 1개,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6타 차의 완승이었다.

1990년 8월 21일에 태어난 김비오는 19세 11개월 19일로 우승해 2007년 4월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20세 7개월 27일로 정상에 오른 신성중고, 연세대 선배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깨뜨렸다.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나 세례명을 이름으로 쓰는 김비오는 고교 때인 2008년 일본아마추어선수권과 한국아마추어선수권을 석권했다. 2009년 프로 전향 후 일본에서 뛰다 성적 부진으로 출전권을 잃은 뒤 올해 국내에 복귀해 첫 승을 신고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김비오는 6학년 때 심장박동수가 급격하게 빨라지는 빈맥성 부정맥이라는 심장질환을 앓은 뒤 수술까지 받았지만 재발했다. 만성 질환으로 요즘도 긴장을 하거나 무리를 하면 심장 박동에 이상을 느낀다. 전날 15번홀에서 티샷을 할 때도 고통을 호소했다. 김비오는 “부정맥 때문에 경기 도중 시야가 흐려지거나 현기증이 날 때가 있다. 시즌이 끝나면 치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운드 도중 쓰레기를 자주 주워 관심을 끈 김비오는 “코스를 아끼면 잘 못 친 공도 좋은 곳에 떨어지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김비오의 우승으로 올 시즌 KPGA는 9개 대회에서 서로 다른 9명의 챔피언을 배출하는 춘추전국시대를 이어갔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박정호(19·부산외국어대)는 박도규 이민창과 함께 공동 2위(14언더파 274타)로 선전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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