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지 첫승, 스포츠집안 경사났네

  • 동아일보

볼빅 오픈 14언더 깜짝 우승
부친 조창수, 모친 조혜정 씨
언니 윤희도 프로골퍼 활약

2010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윤지(가운데)가 아버지 조창수 씨(왼쪽),언니 조윤희와 함께 시상식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2010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윤지(가운데)가 아버지 조창수 씨(왼쪽),언니 조윤희와 함께 시상식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KLPGA
이제 그의 이름 앞에는 스포츠스타 누구의 딸이란 말이 안 붙을지도 모르겠다. 새내기 프로골퍼로서 당당히 우승컵까지 안았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 뛰어든 신인 조윤지(19·한솔). 그는 프로야구 삼성 감독대행을 지낸 아버지 조창수 씨(61)와 ‘나는 새’라는 별명과 함께 배구대표로 활약한 1976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인 어머니 조혜정 씨(57)의 막내딸. 언니 윤희(28)도 프로골퍼로 뛰고 있다.

스포츠 가족의 막내인 조윤지가 짜릿한 역전우승으로 잊지 못할 첫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조윤지는 6일 강원 횡성 청우GC(파72)에서 열린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낚아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우승했다. 조윤지는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639점으로 이정민(527점)을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조윤지의 우승으로 올 시즌 국내 여자프로골프는 10개 대회에서 10명의 챔피언을 배출하는 춘추전국시대를 이어갔다.

2003년 프로 데뷔 후 아직 우승이 없는 아홉 살 터울의 언니 조윤희는 공동 17위(4언더파)로 마쳤다.

조윤지는 “언니보다 먼저 우승해 느낌이 묘하다. 동생이 먼저 시집간 느낌”이라며 웃었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감독을 맡아 시즌 준비에 바쁜 엄마를 대신해 응원을 온 조창수 씨는 “윤지가 후반기에 해낼 줄 알았다.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조윤희도 “어린 동생이 어느새 늠름한 투어프로가 돼 있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어머니 조혜정 씨는 딸에게 ‘행복하게 해줘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조윤지는 우승 상금 8000만 원에 부상으로 한우로 유명한 횡성의 송아지 한 마리를 받았다. 후원해 주는 농장에 맡겨 송아지를 키울 생각이라는 동생의 얘기에 언니 윤희는 “송아지는 내가 나중에 우승하면 잔치를 벌이는 데 써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조윤지는 전날 동생이 세상을 떠났는데도 계속 캐디를 맡아준 김광민 씨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언니를 따라 골프연습장을 따라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조윤지는 지난해 2부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언니는 엄마를 닮아 결단력이 빠른 반면 동생은 아빠처럼 느긋하고 지구력이 좋다는 게 이들 자매의 얘기.

우승 후보였던 이보미는 6번홀(파3)에서 7타 만에 홀아웃하며 무너져 공동 17위에 그쳐 시즌 9개 대회 만에 처음으로 톱10 밖으로 밀려났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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