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결국 수술대 “아∼ 날아간 亞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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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일 07시 00분


수술을 받게 될 것이 확실한 상황, 롯데 에이스 조정훈은 “아시안게임에 꼭 가고 싶었다”며 아쉬움이 담긴 진한 한숨을 내쉬었다. 스포츠동아 DB
수술을 받게 될 것이 확실한 상황, 롯데 에이스 조정훈은 “아시안게임에 꼭 가고 싶었다”며 아쉬움이 담긴 진한 한숨을 내쉬었다. 스포츠동아 DB
■ ‘에이스’ 조정훈 심경고백

팔꿈치 정밀검진 내일 미국행
재활 물거품…7일 수술 가능성
“亞게임 포기는 어쩔수 없는 일
안타깝지만 몸회복 주력해야죠”


“머릿속이 백지장이에요.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어요.”

휴대전화를 통해 전달되는 목소리는 모든 걸 체념한 듯 했다. 간절함이 남달랐기에, 심적인 충격도 적지 않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마운드에 설 것”이라며 “우선 몸을 원상태로 돌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 다음 일은 그 때가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그동안 재활에 매달렸던 ‘명품 포크볼러’ 롯데 조정훈(25)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잔여 시즌은 물론이고 자칫 잘못하면 내년 시즌까지 통째로 쉬어야 할지 모른다.

조정훈은 2일 “아마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아시안게임에도 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 들여야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4일 오른쪽 팔꿈치 정밀검진을 위해 미국 LA로 출국하는 그는 이튿날 LA 다저스 지정병원인 조브 클리닉의 감바델라 박사로부터 진찰을 받고, 결과에 따라 7일 수술을 받는다. 본인 말처럼 수술이 유력하다.

지난해 개인 최다인 13승으로 공동다승왕을 차지했던 그는 당초 올 시즌에 남다른 목표를 갖고 있었다. 병역미필자인 그는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출전에 목숨을 걸다시피 했고, 지난해 시즌 종반부터 괴롭혔던 팔꿈치 통증 속에서 4월 7일 1군에 조기 복귀한 것도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들겠다는 의지가 있어서였다.

6월 15일 시즌 두 번째로 2군에 내려가기까지, 그가 올해 거둔 성적은 11경기 등판에 5승3패 방어율 4.94. 가능한 한 칼을 대지 않기 위해 재활에 재활을 거듭했지만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결국 미국으로 날아가 수술을 받기로 최종 결정했다.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구단은 그의 팔꿈치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와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감안, 최대한 재활에서 해법을 찾으려 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시즌 개막 때 너무 욕심을 낸 게 아니냐’고 어렵게 묻자, 그는 “이미 지난 일이다”고 했다. 마땅한 오른손 선발 투수가 없는 상황이라 만약 몸만 성하다면 그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정도.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가장 공들였던 올해 야구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쳐오고 말았다.

조정훈은 아시안게임을 떠올리며 “다른 선수들이 잘 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말로 가고 싶었지만 못 가게 된 게 너무 안타깝다”고도 했다. ‘군대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에 “몸을 완전히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 밖에 나머지는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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