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교체 할까…말까…초보감독 박종훈의 고민

  • Array
  • 입력 2010년 7월 10일 07시 00분


LG 박종훈 감독. [스포츠동아 DB]
LG 박종훈 감독. [스포츠동아 DB]
2군감독 시절엔 선수육성 목표
1군선 승패 좌우…고민 또 고민


LG 박종훈 감독(사진)은 2군 감독 경험은 많지만 1군 사령탑을 맡은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코치와 감독은 다르다고 하지만 2군 감독과 1군 감독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박 감독은 이에 대해 초보감독으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실토했다. 9일 잠실구장. 30년 넘게 야구중계를 해온 KBSN 유수호 캐스터가 경기 전 덕아웃에서 “2군 감독과 1군 감독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을 하자 박 감독은 “2군은 선수육성이 목표지만 1군은 전쟁 아닙니까”라며 빙그레 웃었다. 그러면서 “선택의 순간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박 감독의 말처럼 야구감독은 한 경기를 치러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경기 전에는 엔트리 교체를 비롯해 선발 라인업을 결정해야 한다. 공격시에는 수많은 작전을 선택해야 하고, 대타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수비시에도 투수교체와 대수비 투입을 결정해야 한다. 순간의 판단에 따라 승부가 직결된다. 결과가 좋으면 실수도 묻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하면 좋은 선택도 비난 받는 게 승부의 세계다.

그렇다면 박 감독에게 가장 힘든 선택의 순간은 언제일까. 그는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는 건 여전히 고통”이라고 말했다. 불펜진이 약한 LG이기에 선발투수가 조기에 무너질 때 경기를 포기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느냐, 그나마 있는 필승조를 투입해 끝까지 승부하느냐의 선택은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자칫 필승조를 가동했다가 게도 구럭도 잃으면 다음 경기나 추후 경기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실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는 건 산전수전 다 겪은 감독들도 가장 힘든 부분이다. 이광환 전 히어로즈 감독은 ‘600게임론’을 내세워 “600경기는 치러봐야 그나마 눈을 뜬다”고 주장해왔다. 김인식 전 한화 감독 역시 “300승 300패는 해봐야 그나마 눈을 뜬다”고 감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야구는 감독에게 선택의 고통을 강요하는 스포츠다. 그리고 감독은 선택과의 전쟁을 치르는 자리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