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선발에도… KIA 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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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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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 5-6… 팀 창단 후 최다 10연패 수렁
LG, 넥센 8-4 꺾고 롯데와 공동 4위 올라

29일 SK와의 광주경기에 선발로 나선 KIA 왼손 투수 양현종은 이겨야 할 이유가 너무 많았다.

그의 모자에는 그 이유들이 문자와 숫자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모자 오른쪽 위의 ‘JL’은 2008년 KIA에서 뛴 적이 있는 호세 리마의 약자다. 리마는 지난달 심장마비로 사망해 큰 충격을 줬다. 바로 밑에 쓰인 ‘CCR’란 글자는 더욱 가슴 아프다. CCR는 며칠 전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팬의 이니셜이다. 양현종보다 한 살이 많았던 그 여성 팬은 사망 직전까지 양현종이 건넨 사인공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양현종은 그 팬의 사망 소식을 듣고 난 뒤 안타까운 마음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모자 오른편에 쓰여 있는 87은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김동재 코치의 등번호다. 45와 28은 2군에 내려가 있는 팀 선배 이대진과 윤석민의 등번호. 더구나 전날까지 팀은 2001년 창단 후 최다인 9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22세의 청년은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다.

양현종은 3-0으로 앞서던 5회가 되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나주환 정근우 박재상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고 윤상균의 희생플라이로 또 1점을 줬다. 계속된 2사 3루 위기에서는 폭투까지 범하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양현종은 6회에도 등판했으나 김강민과 박정권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6회 3점을 더 내준 KIA는 결국 5-6으로 패하며 최근 10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LG는 난타전 끝에 넥센을 8-4로 꺾고 롯데와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이성열의 연타석 홈런 등 솔로 홈런 5방을 앞세워 한화를 10-2로 대파했다.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수준급 좌완 투수 장원삼(삼성)과 장원준(롯데)의 맞대결에서는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진 장원삼이 완승을 거뒀다. 삼성이 6-1로 승리.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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