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어? 야!…애간장 녹인 ‘롤러코스터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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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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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더반의 기적’

나이지리아와 3차전이 벌어진 더반 모세스 마디바 스타디움. 허정무 감독은 ‘두 골 타이’를 메고 나왔다.

새벽 3시30분, 허정무호의 선축으로 나이지리아전 킥오프. 폴로콰네에서 열린 그리스-아르헨티나전 또한 ‘경우의 수’가 걸린 터라 계속 지켜봐야 했던 상황이다.

한국은 정확히 12분 뒤 최악의 순간을 맞았다.

우리 왼 측면을 파고든 오디아가 크로스를 했고, 이를 우체가 골문으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허용했다. 새벽 3시42분. 저쪽은 여전히 0-0. 이대로라면 그리스가 16강행이고, 한국은 또 한 번 좌절을 맛봐야 한다.

될 듯 될 듯, 안타까운 시간은 계속 흐른다.

박주영과 염기훈의 슛이 빗나가고, 기성용이 날린 회심의 프리킥은 박주영이 헤딩하기에 앞서 나이지리아 골키퍼가 펀칭으로 선방했다. 새벽 4시 6분. 우체의 중거리 포가 골대 맞고 불발됐다. 가슴 철렁했던 순간.

허정무호도 곧바로 반격 시도. 그리고 2분 만에 기성용의 프리킥을 받아 이정수가 헤딩 동점 골을 뽑아냈다. 5천만 함성 속에 골 득실에 앞선 한국이 최소 2위까지 확보한다. 그리스 골키퍼 초르바스는 베론과 메시의 슛을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새벽 4시17분 전반 종료. 16분 후 후반전 휘슬이 울린다. 폴로콰네보다 정확히 57초 늦게 시작됐다. 안심할 수 없다. 한 골이 더 필요하다.

하이라이트는 새벽 4시37분. 문전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박주영이 천금의 오른발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16강이 성큼 다가왔다. 2승이 보인다. 다급해진 나이지리아는 반칙 남발. 하지만 4시51분 투입된 김남일이 6분 만에 문전에서 파울을 범했다. 옐로카드까지 받고, 야쿠부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2-2. 한국으로선 한골을 더 먹으면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몰렸다.

더반의 염원이 전해진 때문일까.

새벽 5시5분 폴로콰네에서 아르헨티나의 데미첼리스가 골을 넣었다. 1-0. 그리스는 앞으로 두 골을 넣어야 한다. 잔뜩 졸인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린다. 헌데 나이지리아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야쿠부에 이어 마르틴스가 노마크 찬스에서 슛을 한 게 살짝 빗나갔다. 쐐기를 박은 건 새벽 5시16분. 아르헨티나의 37세 노장 팔레르모가 두 번째 골을 뽑는다. 한국으로선 최소한 지지만 않으면 된다.

추가시간 3분. 시간이 너무 더디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한국 편이다. 새벽 5시22분. 길게 종료 휘슬이 울렸고 감격의 눈물 속에 ‘더반의 기적’이 완성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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