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1일 개막]정대세 “브라질 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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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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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계를 놀라게 하고파” 北 공개훈련은 단 몇분 그쳐

《‘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다.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JABULANI)’는 지금까지 나온 축구공 중에 가장 둥글다. 공을 감싸는 패널(조각)이 8개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8개의 패널을 고열 접합 방식으로 이어 붙여 완벽한 구형에 가깝다. 국제축구연맹이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첫 공인구를 발표한 이후 월드컵 공인구는 기술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역사를 살펴봤다.》“북한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습니다.”

북한 축구대표팀이 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공개 훈련을 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북한은 9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템비사의 마쿨롱 스타디움에서 비록 15분간이긴 했지만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아무 이유 없이 공개 훈련을 취소했던 북한은 모든 팀은 첫 경기 전까지 훈련을 공개해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이날 마지못해 훈련을 공개한 것이다.

훈련에 앞서 북한의 ‘인민 루니’ 정대세(가와사키·사진)가 10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했다. 정대세는 북한이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강팀과 맞붙게 된 것에 대해 “선수들 모두 용기를 가지고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용기는 기적을 만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본선 첫 상대인 브라질에 대해서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반드시 이기고 싶다”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활약했던 북한 대표팀의 비디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선배들처럼 또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대세는 인터뷰 내내 영어로 질문을 받으면 자신도 영어로 의견을 밝혔다. 정대세는 ‘목표(target)’와 ‘걱정(worry)’ 두 단어는 생각이 나지 않는 듯 곁의 통역관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북한의 훈련이 시작됐다. 북한은 두 조로 나뉘어 공 뺏기를 하는 등 몸을 풀었다. 선수들은 장난도 치고 웃으면서 즐겁게 훈련했다. 10여 분이 흐르고 선수들이 조끼를 입고 본격적인 전술훈련을 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자 현지 경찰이 “공개 훈련 시간이 끝났다”고 취재진에게 외쳤다. 보통 다른 팀들이 1시간 넘게 훈련을 공개한 것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간이다. 한 외신 기자는 “그래도 남아공에서 북한 선수를 인터뷰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SBS와 중계권 협상 사실상 결렬… 北, 월드컵 불법시청?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은 월드컵 중계를 볼 수 있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11일)이 다가왔으나 한반도 중계권을 가진 SBS와 북한의 협상은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9일 밝혀졌다. 양철훈 SBS 남북교류협력단장은 “1월 이후 협의를 하지 못했다. 북한이 다른 경로로 월드컵을 중계할 경우 중계권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북한과 SBS는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중국 베이징에서 협상을 가진 뒤 3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했다. 북한은 SBS를 통하지 않고 해외 위성방송의 중계를 수신기로 받아 방송할 수 있지만 이는 SBS의 중계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양 단장은 “북한이 불법 중계를 하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위성방송으로 중계를 수신한 뒤 편집해 무단 녹화 방송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우리 정부가 약 15만 달러의 중계 비용을 대납해줘 녹화 방송으로 중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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