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소리없이 9승…‘괴물’(류현진) 제친 어린 ‘양’(양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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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07시 00분


KIA 양현종. [스포츠동아 DB]‘프로 첫 완봉투’. KIA의 신 에이스 양현종이 2일 대구 삼성전 9회말 2사 1·2루서 최형우를 범타로 잡아내며 데뷔 첫 
완봉승을 일궈낸 뒤 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9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선두로 우뚝.
KIA 양현종. [스포츠동아 DB]

‘프로 첫 완봉투’. KIA의 신 에이스 양현종이 2일 대구 삼성전 9회말 2사 1·2루서 최형우를 범타로 잡아내며 데뷔 첫 완봉승을 일궈낸 뒤 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9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선두로 우뚝.
‘프로 첫 완봉투’. KIA의 신 에이스 양현종이 2일 대구 삼성전 9회말 2사 1·2루서 최형우를 범타로 잡아내며 데뷔 첫 완봉승을 일궈낸 뒤 코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9승을 거두며 다승 단독선두로 우뚝.마침내 다승 단독 1위다. ‘괴물’ 류현진(한화)의 연속 완봉쇼와 탈삼진쇼에 살짝 가려있었을 뿐, 올 시즌 그의 기세 또한 무서울 따름이다. 시즌 첫 등판에서 아쉽게 패전을 안은 뒤로는 파죽의 9연승. 8승의 류현진과 카도쿠라(SK)를 제치고 9승(1패)으로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게다가 데뷔 첫 완투·완봉승까지 신고했다.

삼성전 9이닝 9K·149km 마법같은 완벽투
살얼음 승부서도 흔들림 없는 노련함 까지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22)이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9이닝을 4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에 값진 2-0 완봉승을 선사했다. 투구이닝은 물론 투구수(129개)도 2007년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최고 시속 149km에 이른 직구는 삼성 타자들이 알고도 배트를 내기 힘들 정도로 힘이 있었고, 홈 플레이트에서 뚝뚝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에는 속수무책의 헛스윙이 속출했다.

특히 살얼음 1점 승부가 지속돼 매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중압감이 엄청났을 텐데도 차분히 상대 타자들을 요리해나가는 경기운영능력도 돋보였다.

12승(5패)을 올린 지난해보다 몇 단계는 업그레이드된 듯했고, 이제 첫 완투·완봉승으로 자신감이라는 날개까지 달게 됐다.

데뷔 첫 완봉 …류현진 추월 다승 단독선두
승리 순간 숨진 옛동료 리마 떠올리며 눈물


이날 9회말 2사 1·2루의 마지막 고비에서 삼성 4번타자 최형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완봉승을 완성한 뒤 그는 감격에 겨운 듯 주룩주룩 눈물까지 흘려 코끝을 찡하게 했다.

2007년과 2008년 2년간 고작 1승(7패)밖에 거두지 못했던 그저 그런 투수에서 어느덧 프로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명으로 성장한데다 최근 심장마비로 사망한 용병투수 호세 리마의 얼굴까지 겹쳐졌기 때문.

2008년 KIA에서 짧게 뛴 리마는 양현종과 절친한 사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한때(1999년) 시즌 21승을 거두기도 했던 리마는 2008년 당시 풋내기 투수에 불과했던 양현종을 유독 따듯하게 대해준 인간미 넘치는 투수였다.

이미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한 양현종은 “얼떨떨하다. 그냥 기분 좋고,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리마 생각이 많이 난다”고 운을 뗀 뒤 “위기는 9회였다. 마음도 들떠 있었고, 볼이 안 좋았다. 완봉을 의식하다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2-0이 되면서 지금 내 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완봉이 의식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볼끝이 좋아 힘으로 밀어붙였고, 삼성 타자들이 잘 치기 때문에 빠르게 승부했다”고 완봉 비결을 털어놓았다.

그의 눈부신 호투에 조범현 감독도 “한 마디로 완벽한 피칭이었다. 데뷔 첫 완봉을 축하한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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