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어, 실책 대신 웬 2루타?…“기록, 이건 아니잖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5월 13일 07시 00분


11일 사직 SK-롯데전. 5회초 수비 때 롯데 중견수 김주찬은 선두타자 조동화의 플라이를 처리하다 볼을 떨어뜨렸다.

낙구지점까지 잘 따라갔고, 글러브도 갖다댔지만 볼이 튕겨 나와 땅에 떨어졌다. 그 사이 조동화는 2루까지 안착.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평범한 타구였지만 기록상 실책 대신 2루타가 주어졌다.

12일 만난 롯데 모 코치는 “당연히 에러를 줄 것으로 알았는데…”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순철 MBC-ESPN 해설위원이나 롯데, SK 선수단의 견해도 대부분 비슷했다.

지난 4일 대구 삼성전에서 3회말 조동찬 타구를 처리하던 롯데 좌익수 손아섭의 비슷한 플레이도 실책 대신 2루타가 주어졌다. 그러나 다음날 만난 로이스터 감독은 “실책을 주지 않은 것이 더 큰 에러”라고 일갈했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 구심의 고유 권한이듯 어느 상황에 대해 안타를 주거나 실책을 주는 것은 공식기록원의 권한이다. 하지만 어이없는 볼을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할 수 없듯 기록원의 판단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내야수인 SK 한 선수는 “예년에 비해 외야수들의 수비는 너그럽게 봐주는 것 같은데 내야쪽은 더 엄격하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야구는 기록경기다. 선수는 기록으로 말한다. 팀도 마찬가지. 그 어느 종목보다도 기록이 중요하다. 조동화는 2루타로 기록되면서 타율 면에서 이득을 봤다. 김주찬은 실책수가 하나 줄었다. 반면 마운드에 있던 투수 배장호는 자책점이 늘면서 방어율 계산에 손해를 본다. SK 한 투수는 조동화 타구 판단에 대한 견해를 묻자 “당연히 에러라고 생각했다. 마운드에 있는 투수 입장에선 맥이 탁 풀리는 일”이라고 했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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