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야구 롤러코스터] 입개그 몸개그…송지만은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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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6일 07시 00분


‘개그 본능’ 어디 가겠어요 안타치고 2루까지 힘껏 달렸더니 아뿔싸! 수비수 떡하니 서있어요 ‘쌀밥 보리밥’ 놀이하다 슬라이딩 글러브에 손 먼저 걸려 ‘웃음바다’
‘개그 본능’ 어디 가겠어요 안타치고 2루까지 힘껏 달렸더니 아뿔싸! 수비수 떡하니 서있어요 ‘쌀밥 보리밥’ 놀이하다 슬라이딩 글러브에 손 먼저 걸려 ‘웃음바다’
심술궂은 비가 야구열기 시샘해요. 그래도 야구열기 식지 않아요. 비보다 더 무서운 건 ‘엘롯기’ 동맹의 부진이니까요. 한주 동안 ‘엘롯기’ 동맹의 희비가 엇갈렸어요. 하나쯤은 못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둘 이상이면 곤란해져요. ‘엘롯기’ 동맹이 롤러코스터 타면 KBO는 머리 빙빙 돌아요.“야구계 뒷담화 이제는 말해 볼래요”

○이종욱, 작명에는 영 소질이 없나 봐요


두산 이종욱이 애 아빠가 됐어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아이에요. 그것도 딸이래요. 예쁘냐는 질문에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 번져요. 고개를 끄덕이는 얼굴에서 행복 뚝뚝 묻어나요. 하지만 앞으로 진짜 중요한 게 남았대요. 바로 ‘작명’이에요. 이종욱은 딸 이름을 직접 짓고 싶어 욕심 좀 냈대요. 고심해서 몇 개 지어 후보군 내놨어요. 그런데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아요. 본인도 “제가 지은 게 좀 촌스러웠나 봐요”라며 머리 긁적여요. 결국 5일 작명소 찾았어요.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라는 의미로 좋은 이름 하나 받고 싶대요. 딸아이의 탄생에 두산의 시즌 초반 상승세까지. 올해는 이래저래 행복한 이종욱이에요.

○송지만 “먹고 살려고 발버둥친 거야”

넥센 송지만, 타석에서는 진지하지만 벤치에 앉기만 하면 개그맨이에요. 입만 열면 빵빵 터지니 입 모양만 봐도 웃겨요. 근데 이번엔 모처럼 그라운드에서 몸개그 작렬했어요. 4일 잠실 LG전, 9회초 2사 1·3루서 좌전안타를 터뜨렸어요. 그리고는 2루까지 젖 먹던 힘을 다해 달렸어요. 하지만 늦었어요. 공을 잡은 2루수 김태완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어요. 자존심이 있지, 그대로 죽긴 싫었나 봐요. 용하게 태그를 살짝 피해 옆으로 도망갔어요. 2루 재진입을 시도했어요. 태그에 실패한 뒤 베이스 위에 누워 있는 김태완의 빈틈을 찾았어요. 주먹을 쥔 채 ‘쌀밥 보리밥’ 놀이를 하듯 들어갈 듯 말 듯 요란한 페인팅 모션까지 썼어요. 결국 몸 날려 필사의 슬라이딩을 했지만 글러브에 손이 먼저 걸리면서 아웃되고 그라운드와 관중석은 폭소의 도가니탕이 돼버렸어요. 진기명기에 계속 오르내릴 명장면이에요. 경기 후 송지만 얘기가 걸작이에요. “먹고 살려고 발버둥친 거야. 너무 웃지마! 내일 모레면 나도 마흔줄인데 오죽 했으면 이러겠냐.” 다시 한번 폭소가 터져요.

○관중 난입에 울고 웃은 사람들


지난달 30일 목동에서 열린 두산-넥센전이었어요. 두산 선발 김선우가 변형 포크볼 들고 나와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해요. 넥센 타자들. 7회부터 나온 임태훈의 공에도 맥을 못 춰요.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흐름. 그런데 9회 갑자기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펼쳐져요. 흥분한 두산 팬이 갑자기 그라운드로 난입해 포효해요. 잘 던지던 임태훈, 리듬 잃었어요. 불청객이 나가자마자 넥센 송지만 솔로홈런. 다음날 만난 송지만, “임태훈 공이 워낙 좋았는데, 홈런은 그 팬 덕이었다”며 웃어요. 두산 팬이 넥센 도와준 꼴이에요. 임태훈은 아쉬울 수밖에 없어요. 근데 임태훈보다 더 아쉽다는 사람 있어요. 바로 턱돌이에요. 올 시즌 앞두고 경찰관 복장이랑 진압봉을 준비했어요. 관중 난입했을 때 대비해서래요. 근데 막상 중요한 순간 턱돌이는 그라운드에 없었어요. 아 이런. 9회까지 참다가 너무 급해 화장실에 갔대요. 팬 여러분, 목동구장 안으로 뛰어들기 전에 턱돌이에게 신호라도 한번 주세요.

○팬들에게 노출되는 위험한 싸이질


미니홈피 즐기는 프로야구선수 많아요. 근데 미니홈피, 일명 싸이질 때문에 곤란 겪은 선수가 한둘이 아니에요. 선수들은 개인 일기장처럼 생각할지 모르지만 팬들은 수시로 선수들 미니홈피 들락날락해요. 아무 생각 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글 올렸다가 생각하지도 못한 ‘필화’ 사건을 겪기도 해요. 인터넷상에 퍼지는 건 순식간, 안드로메다로 관광 가는 수가 있어요. 과거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까지 한 선수도 있어요. 호되게 당한 선수들 회원 탈퇴하거나 미니홈피 문을 닫기도 했어요. 근데도 해마다 이런 일 되풀이 돼요. 그렇다고 싸이질 못하게 막을 수도 없는 노릇, 이젠 신인교육 때 필수소양교육 과목에 넣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KIA, 너무 인심 후했나봐요


얼마 전 광주에 낯선 손님이 찾아왔어요. 스스로 일본, 아니 아시아의 최고 명문이라고 자랑하는 요미우리의 스카우트였어요. ‘왜 왔나’ 했더니 윤석민 보러왔대요. 아직 FA 되려면 3년이나 더 있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관심집중이네요. 하지만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 일찌감치 경기 취소됐어요. 윤석민 공 던지는 것도 못보고, 비 오는 날이 공치는 날이 됐지만 요미우리 스카우트 흐뭇해요. 평소 친하게 지냈는지 어땠는지 KIA 스키모토 투수코치 만나 여기저기 인사하고 구석구석 둘러봤어요. 아무리 경기 취소된 날이지만 외국 스카우트가 외부인 출입금지구역까지 제집 드나들듯 아주 신났어요. 인심 좋은 남도구단 하도 어이없어 말문이 막혔는지 속으로만 울어요. 그래도 아직 일본야구 배울게 있다며 기껏 큰돈 써서 데려왔는데 할 일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가이드가 뭔가요. 이런 우라질네이션∼.

○SK 숙소가 황량해진 사연

원정에 가서 비가 와 경기가 순연되는 날, SK 숙소는 텅텅 비어요. 겉보기와 다르게 SK 원정 숙소 규율은 자율이에요. 어디서 뭘 하든 경기에 지장 없게만 하라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호텔 방에서 죽 치고 퍼져도 누가 뭐랄 사람 없어요. 그런데 왜 피곤한 몸 질질 끌고 SK 선수들은 틈만 나면 나가려 할까요? 바로 ‘그분 눈에 띄면 죽는다’라는 원초적 공포를 갖고 있어서에요. 식당에서든, 로비에서든 ‘그분’한테 걸리면 방으로 끌려 들어가 스윙을 해야 될지 모르니까요. 아무리 쉬라고 해도 학교 기숙사엔 있기 싫은 본능. ‘SK고등학교’ 맞나 봐요. 그나마 요즘엔 비 오면 곧바로 단체훈련 시키니까 아예 튈 여지도 없어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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