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반드시 이루는 집념의 소유자 최고의 스케이터 꿈 위해 참고 견뎌 메달 연금 모아서 땅투자 할거래요
어린 시절 이승훈(22·한국체대)은 개구쟁이였다. 하지만 스케이트화를 신고 링크에 들어서면 올림픽 메달을 가슴 속에 품은 스케이터로 변신했다. 어렸을 때부터 계획한 건 반드시 이뤄야 직성이 풀렸다는 집념의 소유자. 이승훈은 결국 세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이제 그에게 남은 일은 효도다. ‘땅테크’로 돈을 벌어 가족들을 편하게 살게 하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앞니 부러지는 부상에도 “포기 안 해”
어머니 윤기수(48) 씨는 “승훈이 오른쪽 눈 쪽을 자세히 보면 눈썹이 없는데 스케이트날에 찍혀 7바늘을 꿰맨 자국”이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허벅지가 찢어지기도 했고 초보자 실수로 앞니 두 개가 부러진 적도 있다. 하지만 이승훈은 단 한 번도 ‘포기’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낸 적이 없다. 누나 이연재(24) 씨는 “최고의 스케이터가 되는 게 승훈이의 오랜 꿈이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깝게 떨어졌을 때도 그는 포기 대신 또 다른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승훈은 당시 어머니에게 “내년 4월까지 아무런 목표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다. 10월에 스피드스케이팅 선발전이 있으니 종목을 바꿔 다시 도전해보겠다”고 선언했다.
○재테크로 미래 설계 “땅부자 될래”
이승훈은 이처럼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초등학교 때 쓴 일기장에도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계획이 적혀있다. 그는 30세까지 인생설계도 마친 상태다.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는 다름 아닌 땅테크.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딴 후 나오는 수당과 연금을 모아 25세에 차를 구입한다. 26∼27세에는 땅을 산 후 29세부터 그 땅을 이용해 땅부자가 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 즐겨 읽은 책마저도 부동산투자법일 정도로 꼼꼼하게 미래를 준비 중이다.
○IMF로 기울어진 집안 “스케이트 고집”
이승훈이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동안 자신을 위해 희생한 부모님을 호강시켜드리기 위해서다. 어머니 윤 씨는 “승훈이가 3∼4학년 때 IMF로 집안사정이 어려워져서 스케이트를 그만두게 하려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끝까지 운동을 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경제적 여유는 없었지만 아들의 꿈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수용(52) 씨도 이승훈을 위해 중고차를 구입해 훈련장→학교, 학교→훈련장, 훈련장→집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승훈은 올림픽 금메달로 주름진 부모님의 얼굴에 웃음을 안겼고 앞으로 더 큰 기쁨을 안기겠다는 또 다른 목표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