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의 아쉬운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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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점프 대표 최종라운드 진출 좌절
“영화흥행후 쏟아진 관심에 압박 느껴”


“많은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한다는 게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스키점프 국가대표 김현기 미니 홈피)

지난해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으로 과거 어느 겨울올림픽 때보다 많은 팬의 관심과 응원 속에 화려한 비상을 꿈꿨던 스키점프 대표팀이 4년 뒤 러시아 소치 대회를 기약하며 밴쿠버 겨울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한국 스키점프는 아직 세계 수준과 격차가 컸다. 21일 캐나다 휘슬러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스키점프 라지힐(125m) 결선 1라운드에 출전한 김현기(27)와 최흥철(29·이상 하이원)은 모두 40위 밖으로 밀려 30위까지 주어진 결선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김현기는 107.5m를 날아 거리 점수 28.5점에다 기술 점수 49.5점을 더해 합계 78점으로 42위에 그쳤다. 98.5m를 난 최흥철은 거리 점수 12.3점과 기술 점수 44점을 합쳐 56.3점으로 전체 50명 중 49위에 머물렀다.

최용직(28·하이원)을 포함해 3명이 출전한 한국은 이로써 노멀힐(95m)과 라지힐에서 한 명도 결선 최종 라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23일 단체전이 남아 있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 출전권을 3장밖에 따내지 못해 4명이 팀을 이루는 단체전에는 나가지 못한다.

대표팀은 팬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아쉬워하면서도 4년 뒤 재도전을 다짐했다. 김흥수 감독은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 이후 갑자기 쏟아진 관심에 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이게 우리 실력의 전부가 아닌데 안타깝다.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 시몬 아만 2관왕

한편 라지힐 결선 최종 라운드에서는 138m를 날아 1, 2차 라운드 합계 283.6점을 받은 시몬 아만(28·스위스)이 우승을 차지해 노멀힐에 이어 2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아만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2관왕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스키점프 제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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