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母 “자랑스런 아들 규혁아 이젠 모두 잊고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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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8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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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왼쪽)과 어머니 이인숙 씨, 동생 이규현. 이규현. 스포츠동아DB
이규혁(왼쪽)과 어머니 이인숙 씨, 동생 이규현. 이규현. 스포츠동아DB
“규혁이는 한국 최고, 아니 세계적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예요.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규혁(32·서울시청)의 ‘올림픽 4전5기’는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규혁은 18일(한국시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9초92로 결승전을 통과해 9위에 머물렀다. 그는 허탈함에 그 자리에서 누워버렸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본 어머니 이인숙(55) 씨도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너는 올림픽 운만 없었을 뿐 세계 최고의 빙상 선수다. 마음 쓸 것 없다. 즐기다 오너라”며 씩씩하게 말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 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이 씨는 한국 피겨계의 ‘대모’로 불린다.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큰 무대에서의 긴장감, 실패했을 때의 허탈함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 씨는 “규혁이가 500m에서는 긴장을 많이 한 모습이었지만 1000m에서는 죽기 살기로 뛰더라. 최선을 다 했다는 얘기다.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오히려 “게다가 규혁이는 세계랭킹 2위 선수 아닌가. 20년 동안 한국 빙상계를 이끌어왔다. 같은 동계스포츠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씨는 아들이 귀국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식구들이 모두 모여 식사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기” 때문. 이 씨는 “앞으로 규혁이와 많은 시간을 가지면서 사회생활 문제라든지 장래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 장가도 가야하지 않겠나. 나에게는 아들 장가보내는 일만 남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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