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보다 강력한 허벅지…‘선파워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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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8일 07시 00분


근지구력 모태범·이강석·이규혁 앞질러

이상화(21·한체대)는 근지구력의 화신이었다.

2009년 5월. 체육과학연구원(KISS)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선수들을 대상으로 개인별 체력을 테스트했다.

이상화 관련 데이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근 지구력비. KISS는 사이벡스(Cybex)라는 기기로 30회의 반복운동을 실시한 뒤 1회 때 썼던 힘을 100%로 가정할 때, 마지막 30번째에서 얼마나 근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측정했다.

이상화의 지구력비는 75%로, 모태범(73%)과 이규혁(71%), 이강석(68%) 등 남자선수들을 앞질렀다. 여성의 지구력이 약하다는 편견을 깬 결과. 500m레이스의 막판까지 감속률이 적은 이유였다.

좌우측의 각(脚)근력 역시 우수했다. 보통 여자선수들은 자기 체중을 100%로 봤을 때, 250%이상이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상화의 좌우측 각근력은 각각 277%와 268%, 좌우측의 편차 역시 10% 이내로 안정적이었다. 성인남성의 경우 각근력은 180∼200%. 이상화의 ‘철벅지’ 속에 감춰진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이후 강 훈련을 통한 성장세 역시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1월, 체중 당 최고파워와 체중 당 평균 파워(이상 단위는 watt/kg)가 각각 7.08, 6.09였던 이상화는 2009년 5월에는 수치를 각각 7.98과 6.95까지 끌어올렸다.

순간적으로 발휘되는 힘을 의미하는 최고파워는 스타팅 능력과 관련이 깊고, 근지구력에 해당되는 평균파워는 결승선까지 스피드를 유지하는 능력과 연관된다.

이상화가 자신의 약점인 스타트뿐 아니라, 강점인 막판스퍼트 능력까지 두루 향상시켰다는 증거다. 결국 이상화의 금메달은 본인의 노력과 과학적인 훈련법이 빚어낸 산물이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 다시보기 = 이상화, 한국 女빙속 사상 첫 금메달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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