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병현아, 기행(奇行)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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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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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동아일보 자료사진
김병현.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9년 2월 15일 미국 하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해 하와이에 훈련 캠프를 차린 한국야구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전화 한 통을 받은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이 통화한 선수는 김병현. 바로 한 해 전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김병현은 이 때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있었다.

이런 김병현이 "하와이로 13일 가려고 했는데 여권을 잃어버렸다는 걸 뒤늦게 알아서 못 가고 있다"고 김 감독에게 보고를 한 것.

김 감독은 급히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병현이 서둘러 여권을 재발급 받으려 했지만 주말이 낀 탓에 늦어졌다"고 밝혔고 결국 김병현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여권을 잃어버려 대표팀 합류 기회를 놓치다니….

1999년 3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하며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후 2007년 9월 마지막 등판까지 54승60패86세이브에 평균자책 4.42를 기록하며 '핵 잠수함' 투수로 이름을 떨쳤던 김병현(31).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9년 간 맹활약했지만 여권 분실 사건같은 '기행(奇行)'도 무수히 많다.

모 항공사 사장과의 점심 약속을 일방적으로 깬 것도 그 중 하나.

특급 메이저리거로 김병현이 활약할 당시 미국에서 귀국할 때마다 모 국내 항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았다. 이런 김병현이 국내에 들어오자 그 항공사 사장이 점심 식사 초대를 했다.

그런데 약속 장소인 강남의 한 호텔로 택시를 타고 잘 가던 김병현이 갑자기 차를 돌려 숙소로 되돌아간 것.

약속 시간이 지나도 김병현은 나타나지 않았고 굴지의 대기업 사장은 바람을 맞았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김병현은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가기 싫어서' 차를 돌려 숙소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2003년 보스턴 시절에는 관중석을 향해 모욕적인 손가락 욕설을 해 구설수에 올랐고 국내에서는 취재를 하던 사진기자와 폭행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런 기행 속에서도 김병현에게는 운도 따랐다.

김병현은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2개를 가지고 있다.

김병현은 2001년 애리조나 소속으로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과 5차전에서 마무리로 나와 홈런을 연속으로 얻어맞는 등 최악의 투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의 선전으로 미국 선수들도 평생하기 힘든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또한 2004년 보스턴 소속이었을 때는 챔피언십 시리즈부터 28명의 로스터에 제외돼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팀의 우승으로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는 행운을 잡기도 했다.

어쨌든 2년여 야구계를 완전히 떠나 있던 김병현이 2일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복귀를 선언했다.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다시 야구공을 잡게 된 김병현.

이제 그가 기이한 행동 때문에 뉴스메이커가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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