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도 못말린 하승진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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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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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왼쪽)의 강점은 상대 수비가 완벽히 성공해 슛 미스가 났음에도 공격리바운드를 건져 올려 세컨샷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를 맥 빠지게 하는 골리앗의 위력은 부상 중에도 변함이 없었다.
하승진(왼쪽)의 강점은 상대 수비가 완벽히 성공해 슛 미스가 났음에도 공격리바운드를 건져 올려 세컨샷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를 맥 빠지게 하는 골리앗의 위력은 부상 중에도 변함이 없었다.
종아리 부상 딛고 고비마다 득점
16점·10R…KCC, 다시 2위 점프


“54경기 출장이 목표라는데…. 이것 참 안 뛰게 할 수도 없고.”

경기 전 KCC 허재 감독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선두 추격과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의 사활이 걸린 승부처. KCC에 하승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혹 더 큰 부상이 염려됐기에 허 감독은 당초 그를 기용할 생각이 없었다. 오전 훈련을 쉬게 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시즌 전부터 누누이 “전 경기에 출장해 내가 몸이 좋지 않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싶다”는 하승진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스타팅 멤버에서 빠진 하승진이 첫 호출을 받은 건 10-17로 뒤진 1쿼터 2분58초를 남겼을 때. 초반부터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허 감독은 그를 투입했고, 하승진은 곧바로 연속 득점에 리바운드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한때 9점차까지 뒤졌던 KCC가 1쿼터를 20-22, 2점차로 끝낼 수 있었던 건 ‘구세주’ 하승진의 힘이었다.

허 감독의 계속된 걱정 탓(?)에 벤치와 코트를 들락날락했지만, 하승진은 코트에 서는 순간만큼은 ‘완벽한 지배자’였다.

62-57, 불안한 5점차 리드 상황에서 4쿼터 2분여가 지났을 때 호쾌한 덩크슛을 성공시키고 곧바로 골밑 슛으로 추가 득점을 연결하는 등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중요 순간마다 제 몫을 톡톡히 했다.

20분 30초를 뛰며 16득점 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 23일 KT&G전에서 왼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경기 출장 여부 자체도 불투명했던 선수의 성적이라곤 믿기 힘든 만점 활약. 이는 불꽃 같은 하승진의 부상 투혼과 테렌스 레더와 짝을 이룰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의 파트너로 아이반 존슨(31득점)을 내세운 허 감독의 전략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전주 KCC가 2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불꽃 투혼’을 보인 하승진을 앞세워 83-75 승리를 거두고 다시 2위로 올라섰다.

29승12패를 마크한 KCC는 1위 모비스(30승11패)에 1게임차로 다가서면서 KT(29승13패)를 반게임차 3위로 밀어냈다. 상대전적에서 그동안 KCC에 3승 1패로 앞섰던 KT는 무빙 오펜스와 조직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또다시 승리를 노렸지만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마지막 게임에서 소중한 게임을 놓치고 말았다. 3쿼터 초반 주전 포워드 김도수가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가는 아픔까지 겪어 충격은 두배였다.

하승진(왼쪽)의 강점은 상대 수비가 완벽히 성공해 슛 미스가 났음에도 공격리바운드를 건져 올려 세컨샷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를 맥 빠지게 하는 골리앗의 위력은 부상 중에도 변함이 없었다.

전주|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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