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이변은 중요한 흥행 요소다. 팬들은 강팀의 수준 높은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지만 약팀의 반란에는 더욱 흥분한다. 강팀의 몰락과 재기, 약팀의 극적인 승리 등이 어우러질 때 팬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는 올해도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의 2강 구도로 굳어져 팬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2005년 출범 후 5번 열린 챔피언결정전은 예외 없이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맞대결이었다. 삼성화재가 3번, 현대캐피탈이 2번 우승을 차지했다. 잘하는 팀이 이기는 것을 두고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팬들 입에서는 ‘재미없다’란 말이 나올 법하다.
사실 2009∼2010시즌은 조금 다를 거란 기대가 있었다. 실제로 LIG손해보험은 1라운드에서 6전 전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LIG손해보험은 2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에 지면서 기세가 꺾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9일 접전 끝에 삼성화재에 2-3으로 진 게 뼈아팠다. 이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피라타는 왼 발목을 다쳤고 2일 KEPCO45전에 복귀했지만 아직 제 컨디션을 못 찾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3라운드에서 대한항공에도 덜미를 잡히는 등 3위 자리도 위태롭다. 4일 현재 3위 LIG손해보험은 11승 5패, 4위 대한항공은 10승 6패.
초반 주춤했던 현대캐피탈은 정상 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개막 전 박철우의 대표팀 구타 파동 등으로 어수선했지만 1일 삼성화재를 3-1로 꺾으며 본격적인 선두 경쟁을 시작했다. 13승 4패로 선두 삼성화재(15승 2패)를 쫓고 있다.
결국 이번 시즌도 2강의 선두 경쟁과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 1장을 따기 위한 2중의 다툼 그리고 하위 3팀(KEPCO45, 우리캐피탈, 신협상무)이 벌이는 그들만의 리그로 삼등분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나마 예년과는 다른 관전 포인트는 LIG손해보험이 대한항공의 4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저지할지와 지난해 12월 22일 대한항공을 꺾은 KEPCO45가 강팀들에 고춧가루를 얼마나 뿌릴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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