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이시카와에 푹 빠진 한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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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4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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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팬 없는 국민스타” 열광… 10대 스포츠스타 양국 CF 평정하다
‘피겨퀸’ 김연아
특A급… 출연요청 300곳이상
8편 출연… 이민호와 나란히

천재골퍼 이시카와
도요타 등 13개 기업 모델로
국민가수 기무라와 공동 1위

'연아의 하루'라는 말이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가 출연한 TV CF들로 김연아의 하루를 패러디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아침에 일어난 김연아가 매일우유를 마시고, 라끄베르 화장품으로 화장을 한 뒤, 현대자동차를 타고 연습장에 가다가 삼성전자 휴대전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는 식이다.
모델 선호도에서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 김연아가 실제 CF 편수에서도 정상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포탈 TVCF(www.tvcf.co.kr)를 운영하는 ㈜애드크림이 올해 초부터 20일까지 공중파 TV의 광고주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김연아는 모두 8개 제품의 광고 모델로 나섰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남자 주인공 이민호와 함께 공동 2위다. 1위는 소녀시대로 12개의 제품에 출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으로 따지면 김연아와 이민호가 공동 1위다. 김연아는 김태희 이병헌 이효리 등 쟁쟁한 연예인들을 제쳤다.
스포츠 스타의 강세는 일본에서도 사정이 비슷하다. '천재 골퍼' 이시카와 료(18)가 주인공이다. 니폰모니터가 11월 30일까지 집계한 CF 출연 랭킹에 따르면 이시카와는 전일본항공(ANA)과 도요타자동차 등 13개 사의 모델로 나섰다. 일본의 국민그룹 SMAP의 기무라 타쿠야와 공동 1위다. 한일 양국에서 10대 스포츠 스타가 광고계를 평정한 것이다.

●출연 요청 업체만 300개 이상
쇄도하는 CF 출연 요청에 비하면 김연아가 모델로 나선 것은 '새 발의 피' 수준이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구동회 부사장은 "지금까지 김연아를 모델로 쓰겠다고 한 업체만 300개 정도 된다. 올 한 해만 100개 사가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철저한 기준에 따라 모델 출연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톱 브랜드냐 여부와 자신의 이미지에 어울리느냐 여부다. 김연아가 올해 출연한 CF는 화장품과 자동차, 전자제품, 유제품 등으로 한정됐다.
그러면 김연아는 올 한해 CF 출연으로 얼마나 벌었을까. 얼마 전 한 일본 주간지는 김연아의 연 수입이 100억 원이 넘는다고 보도했지만 구 부사장은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다"고 했다. 광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연아는 특A급 모델로 분류된다. 특A급 모델은 한 브랜드 당 한 해에 7~9억 원 가량을 받는다는 게 통설. 이를 대입해 보면 김연아는 광고 수입으로만 56~72억 원을 번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한 편당 5000만~7000만 엔의 출연료를 받는 이시카와도 올해 CF 출연료로 7억2000만 엔(약 93억 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김연아와 이시카와의 매력 포인트는
광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포츠 스타가 연예인들을 제치고 최정상급 모델로 인정받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김연아와 이시카와에 대해 소비자들은 반응은 폭발적이다. 광고주들 역시 대 만족이다.
모델 에이전시 크림캐스팅의 조민경 실장은 "기본적으로 스포츠 스타들은 연예인들이 갖고 있지 않는 건강하고 솔직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연예인들은 톱스타라도 안티 팬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김연아는 안티 팬이 거의 없다. 국민적인 응원을 받고 있는 스타라는 점도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HS애드의 안홍준 대리는 "김연아에겐 상반된 2가지의 매력이 공존한다. 가냘픈 몸에 귀여운 얼굴이지만 피겨 선수로는 챔피언이자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는 프로페셔널이다. 때문에 업종을 불문하고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와도 이미지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시카와 료
이시카와 료
이시카와 역시 마찬가지다. 키 174cm에 몸무게 68kg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귀여운 얼굴을 한 그의 별명은 '수줍은 왕자'다. 하지만 필드에서는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드라이브 샷을 날린다. 깔끔한 매너와 모범생 같은 말투는 모성 본능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이시카와는 프로 데뷔 2차인 올해 일본남자골프에서 4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올랐다.
김연아 덕분에 피겨가 한국에서 국민 스포츠가 됐다면, 이시카와 덕분에 일본 남자 골프는 예전의 인기를 되찾았다. 이시카와의 연간 경제 파급 효과가 341억 엔(약 4380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쿄에 있는 CM종합연구소는 "이시카와가 일본 경제 회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가 상이라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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