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연봉이 고작…” 최희섭이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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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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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스포츠동아DB
최희섭. 스포츠동아DB
“깎을 때는 그렇게 자존심을 망가뜨려놓고, 지금 와선 고작 이 정도냐.”

비단 돈 때문 만은 아닌 듯 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야구를 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상해 있었다.

KIA 최희섭(30)이 구단과의 연봉 1차 협상을 마친 뒤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최희섭은 14일 납회를 끝낸 뒤 구단 실무진과 만나 내년 연봉 문제를 논의했다. 작년 3억5000만원을 받았던 그는 지난해 성적 부진 탓에 연봉이 대폭 삭감돼 올 시즌 2억원을 받았다. 당시 연봉 협상과정에서 “굴욕적인 느낌이 들었다. 자존심이 너무 많이 상했다”고 토로했을 정도로 아픔을 느꼈다.

연봉 대폭 삭감이 올 시즌 부활의 또 다른 계기가 된 건 사실이지만, 그런 만큼 돈을 떠나 내년 시즌 연봉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은 욕심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차 협상에서 구단안은 최희섭의 기대에 턱없이 모자랐다. 최희섭은 연봉 원상 복귀에다 플러스 알파를 내심 바라고 있었지만 구단은 기대와 달리 ‘3억5000만원’을 내밀었다.

최희섭은 “연봉을 깎을 때는 용병 수준으로 그렇게 팍 깎아 놓고, 올릴 때는 한국 선수 수준으로 살짝 올리느냐”면서 “당황스럽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단이 선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최희섭은 일단 15일 황병일 수석코치와 함께 포항에 마련되는 ‘특별 캠프’를 시작할 예정이라, 구단과 그의 만남은 언제 다시 이뤄질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적잖은 시간과 함께 기나긴 줄다리기가 진행될 듯.

KIA는 같은 날 최희섭 뿐만 아니라 내년 연봉 계약의 또 다른 키 플레이어인 김상현과도 1차 만남을 가졌다. 김상현은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오고가지 않았다. 구단이 먼저 어느 정도를 원하느냐고 해 내가 생각한 인상률을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5200만원을 받은 김상현은 역대 최고인상률(400%) 경신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단안과 적잖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상현 역시 15일 포항캠프에 합류한다.

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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