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입으면 팬들도 입지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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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프리카 돕기’ 행사서 만난 에드워즈 나이키 부사장

농구와 골프에 집중하던 나이키는 1994년 미국 월드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구촌이 축구공 하나로 들썩이고 있었기 때문. 그때부터 나이키는 축구 시장에 뛰어들었고 세계 1위가 됐다.

트레버 에드워즈 나이키본사 마케팅담당 부사장(47·사진)은 “세계적인 선수와 팀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 결과”라고 말했다. 1일 영국 런던 옥스퍼드 거리 나이키타운에서 빨간색 운동화 끈으로 아프리카를 돕자는 ‘레이스 업, 세이브 라이브스’ 행사에서 그를 만나 마케팅 전략을 들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유명 선수와 팀이 큰 역할을 합니다. 한국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팬들을 몰고 다닙니다. 이들이 나이키를 입거나 신으면 팬도 따라하죠.”

‘황제 마케팅’으로 불리는 나이키의 스타 마케팅은 잇달아 대박을 터뜨렸다. 나이키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을 앞세워 농구 시장을 장악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앞세워 골프 시장을 개척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는 ‘축구 황제’ 호나우두와 브라질 대표팀을 잡았다. 호나우두는 이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리며 골든볼을 받았다. 4년 뒤 한일 월드컵에서는 역대 타이인 8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브라질의 5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마케팅업계에 따르면 세계 축구 시장은 나이키가 34%, 아디다스가 32%로 양분하고 있다. 나이키가 후발 주자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장세다. 아디다스는 1960년대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스폰서로 월드컵을 후원해왔다. 일부에서는 FIFA와 아디다스의 끈끈한 인연 때문에 나이키가 FIFA에 입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에드워즈 부사장은 “축구계에는 많은 루머가 있다. 나이키는 처음부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을 했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를 돕는 캠페인도 소비자의 마음을 잡으려는 시도인 셈이다.

나이키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국 32개국 중 9개국을 후원하고 있다.

런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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