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짱 일본도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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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일 07시 00분


연아 “이번엔 실수 없이 완벽하게”· 새신 신고 씽씽

김연아. 스포츠동아DB
김연아. 스포츠동아DB
“연아짱! 가와이(귀여워)!”

우르르 몰려든 일본팬들이 너도나도 감탄사를 내뱉더니, 반사적으로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하지만 주인공을 제대로 앵글에 담기란 쉽지 않았다. 경호원들의 지나친 제재 때문이 아니다. 이미 여러 대의 방송 카메라와 수십 명의 취재진이 에워싸, 근처로 다가가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연아짱’의 주변은 발 디딜 틈 없는 아수라장. 까치발로 겨우 옆모습을 훔쳐보면서도 아쉬움에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팬들이 수두룩했다. 피겨스케이팅의 인기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일본. 피겨 불모지라 여겼던 이웃나라의 한 소녀가 자국 최고 스타인 아사다 마오(19)를 넘어 세계 정상에 우뚝 섰으니, 이토록 뜨거운 관심이 쏟아질 법도 했다.

김연아(19·고려대)가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3∼6일)이 열리는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1일 오후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김연아는 뜨거운 취재 열기에 놀라는 대신 의연하고 담담한 태도로 한일 양국에서 쏟아지는 관심을 받아들였다. 일본 언론의 관심사는 단연 ‘아사다 마오의 나라’에서 경기하는 소감. 김연아는 “2007년 3월 세계선수권 이후 처음이다. 어느 대회나 똑같은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면서도 “이미 일본에서 경기를 해봤기에 마음은 편할 듯하다”고 말했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2년 6개월 전의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를 ‘위협하는’ 존재 정도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일본의 유력지들이 모두 공항으로 ‘마중’ 나오는 경외의 대상이다.

김연아는 이미 도쿄에서 뜻 깊은 추억을 만들었다. 쇼트프로그램 ‘록산느의 탱고’로 71.95점을 받아 최초로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2월 4대륙선수권에서 2년 만에 스스로 그 기록을 넘어서기까지, 2년 가까이 ‘난공불락’이었던 점수다. 당시 시니어 데뷔 첫 세계선수권을 치렀던 김연아는 해외 언론으로부터 “역대 가장 인상적인 데뷔”, “첫 챔피언십에서 선보인 마스터피스”라는 찬사를 받았다. 김연아를 ‘유망주’에서 ‘정상급 선수’로 변화시킨 무대였던 셈이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 아사다가 출전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마음에 두지 않는다. 다만 일본과 한국이 가까워서 한국 분들도 많이 오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본과 한국팬들 모두를 위해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쿄(일본)|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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