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심장병어린이 후원 ‘하트존’ 선행… 올해 어린이 14명에 새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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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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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시구한 김수경 양은 SK 구단의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달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시구한 김수경 양은 SK 구단의 도움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달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5차전. 잔뜩 찌푸린 날씨에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졌지만 2승 2패 후 열린 경기라 만원 관중이 내는 환호성은 엄청났다. 시구자로 나선 김수경 양(8)은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다음 날 속개된 경기에서 SK는 홈런 6방을 집중시키며 14-3으로 대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날 터진 홈런 6방은 SK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지만 6명의 아이에게 인생 최고의 선물이 됐다. 올해부터 SK와 경기 부천시 세종병원은 결연을 통해 문학구장에 ‘하트존’을 설치해 이곳으로 홈런을 날리면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무료 수술을 해줬다. 정규 시즌에 하트존으로 날아간 홈런은 6개. 플레이오프 때는 방향에 상관없이 홈런이 나오기만 하면 되게 바꿨다. 1, 2차전 때 1개씩 홈런이 나왔고 5차전에서 6개의 홈런이 쏟아져 모두 14명의 어린이가 혜택을 받게 됐다.

시구를 맡았던 김수경 양은 하트존 덕택에 무료 수술을 받게 되는 첫 번째 어린이다. 그는 4월 25일 히어로즈전에서 터진 이호준의 홈런 덕택에 내년 초 수술을 받는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이상이 있었던 김 양은 반복되는 치료의 후유증으로 언어장애까지 앓고 있다. 하트존으로 들어온 홈런은 김 양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의 행복도 찾아줬다. 아버지 김선홍 씨(37)는 “수경이의 치료로 어려워진 경제 사정 때문에 아내와 떨어져 지냈었는데 다시 같이 살게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희망 바이러스는 SK 에이스 김광현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1월 세종병원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선뜻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의 도움으로 건강을 찾은 김창식 군(7)은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내년 원정팀 하트존 홈런도 혜택

SK와 세종병원은 내년부터는 방문팀의 하트존 홈런도 무료 수술 혜택에 포함하고 플레이오프 때와 같은 이벤트 데이를 확대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KIA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처럼 극적인 홈런은 팬들의 심장을 울린다. 연약한 심장을 강하게 뛰게 하는 홈런도 그만큼 극적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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