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 ‘머리’에 성남이 웃었다

전남 꺾고 29일 포항과 챔프전 티켓 다툼
후반 추가시간 전남 골 오프사이드로 눈물

‘노란색 vs 노란색.’

25일 K리그 챔피언십 성남 일화와 전남 드래곤즈의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성남종합운동장. 서포터스가 자리한 관중석은 어느 쪽이 홈팀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양쪽 모두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전남 서포터스가 이를 의식한 듯 ‘우리가 원조 노란색’이란 글귀가 쓰인 현수막을 걸었다. 전남은 1995년에 창단해 3년 후 본격적으로 노란색을 사용했다. 성남은 2000년 성남으로 연고를 옮기면서 노란색으로 바꿨다. 하지만 원조 주장이 무색하게 이날 빛을 낸 노란색은 성남이었다.

성남은 전반 23분 터진 몰리나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성남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홈경기 7경기 무패(6승 1무) 행진을 이어 갔다. 성남은 29일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챔피언 결정전 진출 티켓을 다툰다. 최소 3위를 확보한 성남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획득했다. 2007년 이후 3년 만의 출전이다.

승부는 빨리 갈렸다. 성남은 전반 23분 김성환이 오른쪽에서 길게 크로스한 공을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몰리나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다. 공은 전남의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향했다. 전남 골키퍼 염동균이 손을 뻗었지만 손끝을 스치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전반에 일격을 당한 전남은 후반 정윤성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번번이 공은 성남 정성룡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후반 추가시간 전남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인천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퇴장을 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휘한 성남 신태용 감독은 “올해 팀을 처음 맡으면서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지키게 돼 기쁘다. 선수로 세 번 챔피언스리그에 나간 경험을 살려 준비를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 대해 신 감독은 “올 시즌 포항에 2승 1무로 앞섰다. 포항도 성남과 맞붙게 돼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꼭 이기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남=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