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만 남았다. SK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하며 승부를 최종 7차전으로 몰고 갔다.
SK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CJ마구마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투수 송은범의 무실점 역투와 4차전 선발투수였던 채병용까지 투입하는 배수의 진을 친 마운드 운용으로 KIA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양팀은 3승3패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24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데드매치(dead match)에서 2009년 최강자를 가리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6차전까지 3승3패를 기록해 7차전에서 ‘죽느냐, 사느냐’가 결정되는 ‘데드매치’가 벌어지는 것은 이번이 5번째다.
SK는 2회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이호준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3회 1사 3루서 박정권의 희생플라이, 4회 2사 2루서 조동화의 중전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SK 선발투수 송은범은 5이닝 4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를 포함해 생애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되면서 6차전 ‘넥센타이어 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상금 300만원. 채병용은 이승호∼고효준에 이어 3-2로 쫓긴 8회초 2사 1·3루 위기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생애 한국시리즈 3세이브째를 챙겼다.
KIA는 3-0으로 끌려가던 8회 2사만루서 최희섭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턱밑까지 추격전을 펼쳤지만 분루를 삼켰다. 3회 2사 2루서 김상현의 우측 홈런성 타구가 비디오판독까지 간 끝에 파울로 판정될 때 이날 행운의 여신은 이미 SK를 향해 일찌감치 미소 지은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