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반전·눈물…곰의 3색 드라마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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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2009시즌 결산…아쉬움 속 희망 남겼다

금민철 등 젊은 투수 성장…내년 기대

두산의 2연승 뒤 2연패, 그리고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뒤 다시 펼쳐진 플레이오프 5차전. 결국 최종 승자는 SK였고, 지난 2년간 SK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번번이 실패했던 두산은 또 한번 SK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09시즌을 최종 마감했다. SK에, 김성근 감독에 매번 눈물을 흘렸던 김경문 감독 역시 또 한번의 좌절을 맛봤다.

돌이켜보면, 두산의 09시즌은 드라마틱했다. 시즌 초반, 선발 라인업에서 4∼5 명이 빠질 정도로 부상자가 속출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김 감독의 뚝심 야구는 빛을 발했고, 변변한 선발 투수가 없는 가운데서도 ‘불펜 야구’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8월 이후 무섭게 치고 나간 KIA의 상승세에 밀렸고 시즌 막판 임태훈 고창성 이재우 김상현 등 불펜 핵심선수들의 피로 누적으로 결국 페넌트레이스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용병 투수 하나 데려오지 못하는 프런트의 행정 능력 부재 속에서도 선수단은 특유의 응집력으로 또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준 뒤 두산 내부에선 ‘올 시즌은 힘들겠다’는 회의감이 나왔던 것도 사실. 그러나 곰 군단의 힘은 3연승으로 연결됐고 준PO를 3승1패로 마감한 두산은 SK와 만난 플레이오프에서도 먼저 2승을 챙기며 이번에는 ‘SK에 당한 한풀이’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3차전 연장 10회초 조명 불빛에 시야가 막힌 정수빈의 어이없는 플레이가 운명을 바꿨고, 4차전 역시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찬스를 살리지 못하다 7회 가장 믿음직한 내야수 손시헌의 실책이 패배의 빌미가 됐다. 어쩌면 승리의 여신은 일찌감치 두산이 아닌 SK의 손을 들어줄 준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김경문 감독 개인으로선 사령탑 데뷔 6년 동안 5번 가을잔치 진출이란 뜻 깊은 의미를 지니면서도, 또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3년 연속, 김성근 감독 벽에 부딪혔다는 건 그로서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두산은 올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을잔치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했지만 최종 결과는 또다시 실패였다. 페넌트레이스 성적 그대로, 09시즌 두산의 최종 성적은 3위가 됐다.

그러나 준PO부터 신데렐라로 등장한 금민철의 역투는 눈부셨다. 게다가 신인인 홍상삼 고창성 이용찬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두산의 또 다른 내일을 기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문학|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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